최근에는 대전에서도 전통시장 등의 협동조합 설립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지만 자본이나 조직, 규모 등 모든 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어서 더욱 힘을 합쳐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 소매 슈퍼마켓 895곳을 대상으로 '중소유통 조직화 현황과 시사점'을 조사한 결과, 임의 가맹단체인이나 프랜차이즈체인, 협동조합 등 중소유통조직에 참여하고 있다는 응답은 45%로 절반에 가까웠지만 공동사업 참여율은 대다수 항목에서 20%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동구매, 공동배송 등 힘을 합쳐야 할 동네, 골목상권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원인으로 분석되는 것이다.
같은 상호나 로고를 사용하는 '공동브랜드'를 이용하고 있다는 응답만 65.8%로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실제 중소상인들은 점포운영에 가장 큰 애로요인으로 '가격 경쟁력 부족'(31.0%)과 '상품 경쟁력 부족'(23.8%), '자금 부족'(15.8%), '시설 부족'(15.1%) 등을 지적했다.
또 대다수 기업이 '가격과 상품 경쟁력 제고에 공동사업이 도움될 것'(70.0%)이라고 답했다.
조사결과에서 나타났듯이 문제는 골목상권을 한데 아울러 공동사업을 추진할 만한 조직역량이 미약하다는 것이다.
중소 유통조직에 가입하지 않은 점주들은 미가입 이유에 대해 '조직본부 역량부족으로 실익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52.5%로 가장 많았고, '마땅한 조직이 없어서'라는 응답도 30.6%에 달했다.
이어 '공동으로 추진할만한 사업이 없어서'도 11.6%로 나타났다.
동네슈퍼의 조직화ㆍ협업화를 위해 필요한 정부지원 과제로는 '자금지원' 응답이 26.1%(이하 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세제지원'(24.2%), '인프라지원'(20.4%), '경영ㆍ운영지원'(16.7%), '정보화 지원'(7.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소매 점포를 위해 건축된 중소 유통물류센터의 개선을 요청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중소 유통물류센터를 이용 중'(41.2%)인 점포들은 개선방안으로 '공급상품 가격 인하'(63.1%), '다양한 상품공급'(25.7%), '공동배송비용 인하'(5.8%), '냉동ㆍ냉장시설 도입 확대'(5.3%) 등을 차례로 꼽았다.
3년 전과 비교한 점포 경영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79.8%가 '악화됐다'고 답했으며 '호전됐다'는 응답은 7.2%에 그쳤다.
악화된 이유로는'경기 위축'(51.0%), '경쟁심화'(31.9%), '상권쇠퇴'(10.8%), '소비패턴 변화'(5.9%) 등을 차례로 답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가격이나 상품 경쟁력에서 밀리는 동네슈퍼가 개별적으로 대형유통업체와 경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조직화, 협업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이를 통해 가격 및 상품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본과 경영능력을 갖춘 대형유통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중소 슈퍼마켓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점주들 스스로 자구노력과 함께 공동사업 조직본부 지원, 도매물류센터 건립 등과 같은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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