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전교육통계 분석 자료집(2009~2011)에 따르면 대전 학교 교과 교습학원 가운데 예능분야 학원은 2009년 661곳, 2010년 627곳, 2011년 596곳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더욱이 예능학원 초등학생 수강자의 경우 2009년 1만 4338명, 2010년 1만 3259명, 2011년 1만 1171명으로 3년 동안 무려 3000명 이상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최근 몇 년 전부터 예체능 학원들이 줄어든 이유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까지 시험 횟수가 늘고 입시의 중요성이 강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고등학교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예체능 교육과정이 정해져 있지만, 각 학교에 자율권을 부여한 만큼 대부분 고학년이 되기 전 예체능 교육을 진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입시에 집중해야 하는 중고등학교는 예체능 수업을 1, 2학년에 몰아서 편성하고 3학년에는 국어나 영어, 수학 등 주요과목의 편성을 늘리고 있다.
학교에서의 예체능 과목 시험 비중이 축소됨에 따라 대부분의 예체능 학원들은 경영난을 겪어 폐업했고, 앞으로 문을 닫는 학원은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역 A 미술학원 원장은 “체육, 예술 활동 등을 통해 자신의 적성을 알아가도록 해야 하지만, 초등생들이 벌써부터 영어·수학에 올인하는 등 입시 준비에 내몰린 상황”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예체능 학원들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욱이 이런 현상은 방과 후 수업 등과 맞물려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학부모들과 학원 관계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철희 대전시학원총연합회장은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이 영어, 수학 등 일반교과학원외에 예체능학원까지 선택할 여지가 없기 때문에 예체능 학원계는 최악의 상태”라며 “여기에 교과 학습을 할 수 없는 방과 후 수업이 예체능에 치중돼 있어 예체능 학원 운영은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B씨는 “중고등학생들의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입시 위주 교육에서 오는 부작용”이라며 “체육시간을 늘려 아이들이 스포츠를 통해 스트레스를 발산해야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고 행복지수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C씨도 “입시 위주 교육에 안타까운 마음은 있지만, 다른 아이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학교 수업에 맞는 영ㆍ수 과목 학원에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학교가 적극적으로 나서 아이들의 건강과 인성, 예술적 소양을 키울 수 있는 예·체능 교육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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