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태 변호사 |
그런데 막상 판결선고일에 가면 선고를 연기할 때도 있고 간혹 판결 선고를 하지 않고 변론재개를 한다면서 다시 재판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변론이 재개되는 경우에는 법원에서 어느 한쪽 당사자의 손을 들어 줄 만큼 확실하게 사실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경우로서 이러한 소송은 결과예측 역시 어려운 사건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판결을 선고하게 되는데 판결은 칼로 무 자르듯 승과 패를 완전히 갈리게 한다. 그래서 한쪽이 승소하고 다른 한쪽은 패소하게 되는데 패소한 당사자들은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게 된다. 사실 소송을 하다보면 이처럼 일도양단식의 판결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사건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그래서 소송 진행 중에 조정제도가 있게 되는 것이다. 조정이란 원고와 피고 상호간에 합의를 유도하는 제도로 분쟁을 합의에 의하여 해결한다는 의미에서 바람직하다. 즉 분쟁중인 당사자간에 양보를 유도하고 타협점을 찾아가는 제도인 것이다.
조정이 성립되면 소송도 종결되고 궁극적으로 분쟁도 마무리가 되는 것이다. 반면에 판결이 선고되면 패소한 당사자가 있게 되고 패소한 당사자는 항소에 의하여 다시 한번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된다. 항소심 역시 1심재판과 마찬가지로 공격과 방어를 하게 되고 그 후 판결을 하게 된다. 그러나 항소심의 경우에 이미 1심에서 상당부분 주장과 증거가 제출되어 있기 때문에 재판이 1심처럼 길지 않다. 그런데도 항소심에서도 패소하게 되면 물론 대법원에 상고를 할 수 있지만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은 대법원의 경우에 사실관계를 심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건 당사자들은 법원이 사실을 잘못 알고 판단하는 바람에 패소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항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잘못된 사실관계를 바로 잡기 위하여 항소심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지만 대법원의 경우에는 사실관계가 잘못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상고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즉 대법원은 법률심으로서 항소심에서 법적인 판단을 잘못했다고 하였을 때에만 의미있는 주장으로 여기고 심리를 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대법원에서 항소심 판결이 번복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인 것이다.
이제 대법원 판결까지 받았다면 분쟁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결정되게 된다. 종국을 맞이한 것이다. 그러면 대법원 판결에 대하여도 불복할 방법이 아주 없을까? 사실상 불복할 방법은 없지만 1심과 2심의 판결내용에 있어서 묵과할 수 없는 위법한 행위가 개입되어 있는 경우 예컨대 위조된 증거로 인하여 패소한 경우 등에 대하여는 재심이라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재심에서 판결을 번복하기란 또한 로또 당첨만큼이나 어려운 것이지만.
<대전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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