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지역 자동차 부품 납품업체 배달 전면중지

천부회, 법정 패소로 본격 실력행사… 소비자ㆍ정비업체 등 도미노 피해 우려

수억원대의 자동차부품을 불공정 관행으로 할인 당해왔다며 지난 2년여 간 보험사와 법정다툼을 벌여온 천안지역 납품업체들이 정비업체에 대한 부품 배달을 전면 중지키로 했다. <본보 2010년 4월 22ㆍ23일, 2011년 2월 8일자 보도>

자동차 부품 배달을 중지할 경우 1일 평균 수리를 기다리는 200여 대의 차량의 출고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천안자동차부품납품대리점협의회(이하 천부회)에 따르면 삼성화재해상보험 등 보험사의 5% 부품가격할인 금지나 정비업체로의 직접 부품조달 등을 요구했지만, 보험사들이 이를 수용치 않아 11일부터 배달을 전면 중지키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천부회는 이를 위해 지난 2일부터 특장차 수리 등을 제외한 관내 정비업체 70여곳과 삼성화재해상보험 등 4곳의 보험사를 상대로 공지해왔다.

천부회가 실력행사를 결심한 데에는 불공정 관행으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지난 2년간 삼성화재해상보험과 법정 다툼에 패한 뒤 자구적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천부회는 2010년 4월 자동차 부품의 부당할인을 두고 삼성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법원에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심 패소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기각당했다.

당시 천부회 소속 15개 부품업체는 2007년 8월부터 2010년 4월까지 납품한 삼성자동차 부품 값 144억1000만원 중 7억4800여만원이 강제로 할인됐다고 주장했다.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납품업체들이 부품가격 할인으로 영업이익률은 감소됐어도 다수의 대금정산관계 유지로 지급보장 내지 결제 편의 등 이익이 있었다”며 “따라서 5~7%의 감액된 금액으로 정산해온 것이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 행위로서 무효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대전고법의 판결은 기존 정상부품값의 2~3% 할인됐던 지역마저 5%로 뛰게 하는 등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유순식 천부회장은 “부품가격의 24%가량이 매진이고 인건비 등 17%를 제하면 고작 7%만 남지만 이마저 5%를 보험사에 떼주는 꼴”이라며 “천안 일부 납품업체의 매출액이 전국 1~3위에 들 정도여서 전국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A정비업체 관계자는 “소규모 정비업체의 경우 부품을 사기 위해 직원고용과 차량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들도 하루면 수리가 끝나는 경우도 3~4일 걸릴 수 있어 불편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천안=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