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수연 변호사 |
고려와 조선시대 선현(先賢)들을 언급하며 간판과 명함 교체에 혈세를 쏟아붓는 현실을 조목조목 반박한 변호사. 바로 변호사업계에서 '역사학자'로 통하는 조수연(46·사진) 법률사무소 '청리로' 대표 변호사다.
조 변호사는 7일 자신의 SNS(카카오스토리)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 부서의 현판을 바꾸는 것은 이제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개편의 압권은 행정안전부가 안전행정부로 바뀌는 것이고, 문제의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설되는 것으로 이는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려와 조선시대의 정부조직을 예로 들었다.
조 변호사에 따르면, 고려시대에는 중서문하성과 상서성을 두고, 그 아래에 이부, 호부, 예부, 병부, 형부, 공부를 두었다.
그리고 500년 동안 건드리지 않았다. 조선이 출범하면서 중서문하성과 상서성을 의정부로 개편하고, 이·호·예·병·형·공조 등 '부' 자를 '조' 자로만 변경했지, 체계는 500년 동안 그대로 지속했다.
꼭 필요하면 '도감'(都監)이라는 임시관청을 만들었고, 임무를 완수하면 바로 폐지했다.
그는 “왕조시대도 신왕이 즉위하면 정권교체였다. 새 술을 왜 새 부대에 담고 싶지 않았겠는가”라며 “이름을 바꾸어 봐야 실속이 없다는 것을 알고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미래창조과학부는 박근혜 정부의 총아이지만, 역설적으로 그것 때문에 5년 후에는 없어질 운명”이라며 “의욕이 앞서 어색한 조직을 만들지 말고, 있는 조직을 추스려 전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부여 출신으로 대전동산고과 한국외대를 졸업한 후 사법시험 38회(연수원 28기)로, 1999년 대전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춘천지검 원주지청, 인천지검, 수원지검에 이어 2006년 대전지검으로 복귀한 이듬해 변호사로 개업했다.
현역 시절, 마약 전담 검사와 발바리 사건 등 주로 강력 사건을 담당하며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탄 바 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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