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경찰청 수사2계는 7일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며 김종성 교육감 등 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돈을 주고 문제를 유출받은 교사 등 2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7월 치러진 제24기 장학사 시험에서 시험 전 응시자 18명에게 접근, 돈을 받고 문제를 유출한 혐의다. 구속된 장학사들은 시험문제유출 대가로 1인당 1000만원~3000만원을 받아 선거자금으로 사용하기로 하고 교사 18명에게 총 2억90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범행은 김 교육감이 교사 4명을 합격시키라는 지시와 선거자금을 마련하라는 지시로 시작됐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조사결과 구속된 장학사들은 교육감의 지시를 받고 장학사시험문제 유출범행을 공모해 차기 교육감 선거자금으로 쓰기로 하고 범행을 저질렀다. 지난해 7월 14일 논술시험일 전 응시자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했고 7월 18일 면접시험일 전 면접문제도 유출했다.
각자 역할도 부담했다는 결과도 내놨다. 공직감찰 담당 장학사 김모씨는 범행계획 및 실행(총괄)해 교육감에게 진행상황보고, 공범들과 응시자 선정 등을 주도했다. 인사담당 조모씨는 출제위원을 포섭하고 문제유출을 담당했다. 박모(사망)씨는 논술과 면접문제를 만들어 공범에게 전달, 출제위원으로 참여해 사전에 유포한 문제가 결정되도록 했다. 노모씨는 응시자를 선정하고 문제를 전달한 다음 뇌물을 수급해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사건관계자들은 수사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수사를 방해했다는 게 경찰의 주장이다. 경찰조사에서 '수사관이 남녀관계로 유도해 성희롱했다. 국민권익위에 진정서를 제출, 수사팀장을 교체해달라'는 투서를 제출하는 등 조직적으로 방해했다.
일부 교사들은 '자백을 하면 파면할 것이다'는 담당 장학사의 위협에 허위진술하는 등 교육계의 폐쇄적인 인사시스템의 병폐도 드러났다.
구속된 김 교육감과 장학사들은 특정지역의 선·후배 사이로 이어진 인연으로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현재 김 교육감과 출제위원, 돈을 건넨 교사 등 3명은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김 교육감은 6일 구속영장 실질심사에도 결백을 주장해 앞으로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제24기 중등부문 수사는 전반적으로 마무리됐다. 24기 초등, 23기 중등시험 등 수사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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