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연형 천양원 원장 |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임은 역사적인 기록이나 실효적인 지배가 실증적으로 명명백백하거늘, 우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지난 달 22일 시마네현(鳥根)이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이란 행사를 거창하게 치르면서 우리를 자극했다. 지금 일본 정치 지도자들은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근성을 국민들에게 불 지피고 있다.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그들은 60년대 쥐꼬리만큼의 배상을 하고는 죗값을 다 청산한 양 우리를 비아냥댄다. 수많은 처녀들을 전쟁터로 끌고 가 성적 노리개로 삼았던 추악한 행위를 덮으려고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 독도가 일본영토라는 말뚝을 세우지를 않나, 그것도 모자라 소녀상의 얼굴에 성인 잡지 모델의 몸을 합성한 사진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 추군매춘부(追軍賣春婦)라 희롱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끔찍하고 추악한 죄상인가. 지난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죄와 함께 응분의 배상을 해야 함에도 오히려 조롱하고 있다. 이것이 그들 국민성의 이중성이다.
연초 KBS는 <특파원 리포트 '독일의 반성-100년의 증오를 넘다'>를 방영했다. 일본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하고 전 유럽을 침공하여 수많은 인명을 살상했던 독일은 일본과 달리 철저히 그들의 과거사를 반성하는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빌리 브란트 전 총리는 폴란드 희생자 추모비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사죄했고 이런 독일의 진심어린 사죄가 모든 피해 당사국 국민들의 마음을 용서와 화해의 마음으로 변화시킨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가 우리 심금을 울리는 것은 일본과 너무도 비교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작년 런던올림픽에서 우리 축구팀은 일본을 꺾고 올림픽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선수들은 물론 온 국민이 열광했고 그 때 있었던 박종우 선수의 독도 세리머니를 정치적인 행동으로 규정한 IOC는 메달 수여를 보류하고 이 문제의 진상을 조사해왔다. 박종우 선수는 그의 세리머니가 정치적으로 계획된 행동이 아니고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일 뿐이라는 증거로, 경기가 끝난 후 그라운드에 앉아 울고 있는 오츠유키 선수에게 다가가 위로해주는 영상을 보여주며, '그를 보고 입장을 바꿔 생각하자 그가 얼마나 가슴 아플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명했다. 그 결과 IOC는 박종우 선수를 스포츠맨십을 실천한 선수로 인정하고 6개월 만에 메달을 수여했다. 얼마나 아름다운 스토리인가.
일본인들이여,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라! 어찌 독도가 일본의 영토란 말인가. 1500년 전 신라 지증왕 13년의 삼국사기 기록과 1737년 프랑스 지리학자 당빌(D'Anville)이 편찬한 조선왕국전도 등 수많은 기록물은 그렇다 치자. 1905년 귀국해 발행한 일본해해전도(日本海海戰圖)와 1931년 교과서에도 조선 땅이라 명기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우리는 일주일 전 제94주년 3·1운동 기념일을 지켰다. 일제의 압박에 항거, 전 세계에 민족의 자주독립을 선언하고 온 민족이 총궐기하여 평화적 시위를 전개했으나 일제는 총칼을 휘두르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 이후 많은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일본의 태도와 대비되는 박종우 선수의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고 멋진 스포츠맨십이었다. '가깝고도 먼 나라'로 수식되고 있는 한일 관계가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로 발전되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일본은 박종우를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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