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선 혜천대 총장 |
반면에 학생들이 가장 듣기 싫은 말은 '집에서 그렇게 가르쳤니?',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이며, 교사들은 '아! 정말 짜증나!', '선생님! 업이 너무 지루해요!'라고 한다. 학부모들 역시 '엄마가 해준 게 뭐가 있어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라는 말을 가장 듣기 싫어했다. 이는 충북도 교육청이 초·중·고 학생, 교직원, 학부모 등 1083명을 대상으로 2011년 11월에 실시한 '학교언어문화 설문조사' 결과다.
미국의 유명한 설교가인 플톤 쉰 주교(Bishop Fulton J. Sheen)는 '한 마디의 친절한 말은 의기소침한 사람들에게 격려를 준다. 그리고 잔인한 말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무덤에 가는 날까지 흐느껴 울게 만든다'며 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흔히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입 밖으로 나온 말은 영원히 주워 담을 수 없다. 어린아이가 언어를 배우는 과정은 부모, 가족, 친구가 하는 말을 듣고 열심히 따라하는 끊임없는 언어생활의 습관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긍정적인 말을 하는 가정에서 자라거나 긍정적인 말을 하는 친구들을 사귄 아이들은 자라서도 긍정적인 언어생활을 하게 된다.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는 미국의 유명한 전도자인 빌 글라스(Bill Glass)가 발견한 사실은 우리에게 충격을 준다. 그는 미국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전체 죄수들의 약 90%정도가 부모로부터 “너 같은 녀석은 결국 감옥에서 평생을 보내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말을 반복해서 들은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름답고 긍정적인 말은 기적을 만들어 낸다. 물에게 '사랑' '감사' 등의 아름다운 말, 긍정적인 말을 들려주면 물의 결정체는 보석처럼 아름답게 생명체가 살아있는 육각수가 된다. 반면에 '밉다' '안돼' '죽일거야' 등 부정적인 말을 들은 물은 분자결정체가 파괴되고 보기에도 좋지 않은 모습으로 변한다. 사람 몸의 3분의 2는 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몸은 우리가 하는 말을 듣고 있다. 부정적인 말, 욕설 등을 자주 마음속으로 하고 또 실제로 말로 표현하게 되면 사람의 몸과 마음은 병들게 되고 위축되며 감정을 조절할 수 없는 상태로 이어진다.
최근에 아파트 층간 소음문제로 일어난 이웃 간의 사건이나 아들이 부모를 폭행하거나 살해한 사건들은 하나 같이 부정적인 막말이나 욕설, 지적과 질책, 무시하거나 비하하는 등 감정을 절제하지 못한 말이 주원인이었다. 교육방송(EBS)이 2011년에 방송한 다큐프라임을 보면 요즘 우리 아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매우 거칠다. 학생들은 짧은 대화를 하면서 무려 400여 개의 욕을 쏟아냈다. 이들은 성적이나 품행이 평범한 학생들이고 대화의 주제 역시 평범하지만 욕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일상적으로 그리고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는 3월이다. 전국의 각급학교가 신입생을 받아들이고 한 학년씩 진급하면서 새로운 친구들과의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친구의 표정, 복장, 언어, 동작 등으로부터 첫인상이 형성되고 태도, 성격, 호의적 비호의적 관계 등을 지각해 가면서 상대 친구를 추측 판단하게 된다. 친구들과의 관계형성을 위한 요인들은 이렇게 다양하지만 결국은 내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상대를 긍정적으로 신뢰해야 공감대가 형성되고 좋은 인간관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 친구관계 형성은 대화로 시작하고 말은 곧 관계형성을 위한 도구가 되기 때문에 부정적이거나 저급한 말, 오염된 말을 버리고 긍정적인 말, 아름다운 말을 사용하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학교폭력이 빈번하고 감정조절이 잘되지 않는 사회적 현상, 사회구성원 간의 다양한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정과 학교에서 어린 시절부터 긍정적인 언어습관을 갖도록 가르쳐야 한다.
말의 힘, 말의 위력은 실로 놀랍다. 생각은 말이 되고, 말은 행동이 되고, 행동은 습관이 되어 삶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긍정적인 생각, 긍정적인 한 마디 말이 삶에 희망을 주고 인생을 변화시키며 나아가 사회문제를 치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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