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세계적 광고회사 M&C 사치가 직원들의 창의성 계발을 위해 만든 트레이닝 북이다. '절대적으로 완벽하고, 위험하게 단순한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했던 창업자 모리스 사치(Saatchi)의 믿음답게, 사고(思考)를 최대한 단순화해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1970년대 이라크계 유대인 형제 찰스 사치와 모리스 사치는 영국 런던에서 광고회사 사치앤사치를 차렸다. 1988년 회사는 세계 최대 광고대행사로 우뚝 선다. 광고계 전설인 사치 형제에게도 고난은 있었다. 1994년 사치앤사치 이사회가 모리스 사치를 지출 삭감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한 것이다. 모리스는 이듬해 'M&C 사치'라는 새 광고회사를 세운다. 이 회사는 수년 만에 영국에서 올해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되며 빠르게 자리를 잡는다. 이 책은 M&C 사치의 크리에이티브 철학을 담은 매뉴얼이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물의 본질, 생각의 본질을 찾는 훈련을 위해 만들어졌다.
'진부하거나 애매하거나 허튼소리에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혐오감을 가져야 한다. 그런 태도가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기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모리스가 서문에서 밝힌 이 글은 책 전체를 이해하는 단서다.
동전, 바코드, 종이 클립, 신호등, 나사못 등 위대한 발명품을 발명가들이 품었음직한 생각과 함께 나열하는 전개 방식은 단순하다. 번득이는 아이디어의 산실을 훔쳐보는 듯한 재미를 준다. 한마디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제시한 이미지를 보면서 쉽고 빠르게 두뇌를 훈련할 수 있도록 한 책.
M&C 사치 지음/김동욱 옮김/책읽는수요일/112쪽/1만3000원.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