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창희 국회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13회 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여야는 3월 임시국회를 소집해 논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이견을 좁힐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극적 타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이날, 가장 시급한 정부조직개편안 처리가 불발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강 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아직도 새 정부를 제대로 구성할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국회는 국민들게 머리를 들 수 없다”며 “지금이야말로 여야의 자존심이나 힘 겨루기는 무의미하다. 지금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상황이 여야의 기싸움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강 의장은 이어 “이 상황은 대의민주주의를 우리 스스로 흔드는 것이고 국민의 불신과 실망을 키우는 것”이라며 “이것이 초래하는 과정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우리 모두가 겪을 만큼 겪었다”고 지적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무산에 대한 책임을 상대에게 돌렸다.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입법권은 국회에 있지만 정부 조직은 정부를 운영할 대통령의 뜻을 충분히 반영해줘야 한다”며 “야당의 우려도 이해가 가지만 새 정부에 협조할 것은 협조한 후 못하는 일에는 따가운 질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유승희 의원은 “여당의 안대로라면 방송사들은 장관 한 사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장관이 원하는 것이라면 알아서 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방송 정책의 권한은 방통위에 존치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윤관석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희망의 새 시대가 국회를 압박하고 국회의원을 거수기로 전락시키는 것인가”라며 “여야가 타협안을 제출하기 직전에 청와대가 개입하면서 타협은 실패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무시와 원안 고수만 있었기 때문”이라고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앞서,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사실상 정부조직법 개정이 실현될 수 없게 돼 국회가 식물정부 만들기를 하는 상황이 됐다”며“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에게 정부 구성의 재량권은 줘야 하는 만큼 민주통합당은 이제라도 생각을 바꿔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따라 일할 수 있도록 정부조직법 개정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은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공약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2월 국회 일정이 합의되지 않아 국민께 죄송하다”며 “하루빨리 국회를 열어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는 계기로 삼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으름장 밀어붙이기식의 70년대 개발독재 형식”이라고 비판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여야 의견이 다를 때는 협상해서 절충하는 것이 정치이지만, 이를 정치적 거래로 매도하는 것은 국회와 야당, 정치를 불필요한 존재로 여기는 대통령의 시각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정부조직법 개편안의 처리를 위해 3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단독으로 제출했다.
신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에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함께 제출하자고 요구했으나 불응해 단독으로 제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정부조직법 개편안 처리를 무작정 지연시키거나 새 정부의 출범을 발목 잡으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민주당은 말로만 새 정부의 원만한 출범을 돕겠다고 하지 말고 국회에서 행동을 통해 진정성을 보이라”고 촉구했다.
임시국회 소집 요구 이후 사흘간의 공고 기간을 거쳐야 하는 국회법에 따라 3월 임시국회는 오는 8일부터 소집된다.
서울=김재수 기자 kjs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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