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범 전 당진 원당초 교장 |
출제위원들이 문제를 출제하기도 전에 교육전문직 선발 시험문제가 유출되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시험에 응시하는 교사들을 유혹해서 수천만원씩 받고 문제를 유출한 범죄 행위가 드러나자 돈 거래한 교사들에게 매뉴얼을 작성해서 수사 대처방안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렇게 지능적이고 파렴치하게 장학사들이 범죄 행각을 벌인 것이다.
지역의 모 신문은 음독자살을 시도한 교육감에 대해서 굳게 믿었던 부하직원에게 배신감을 느끼며 치를 떨었을 것이라고 어느 장학사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수사과정에서 구속된 장학사가 범죄행위 사실을 자백한 것에 대한 얘기인 것 같다.
아직도 들끓는 여론과 민심을 모르는 사람들인 것 같다. 추악한 비리를 합리화 시켜 덮어가려는 교육현장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왜 충남교육이 이 지경으로 전락했는지 안타깝다. 어떤 사람은 충남도 도민인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고도 한다.
며칠전에 충남도교육청에서 '교육전문직 전형 및 인사 쇄신안'을 발표했다. 발표 시점에 대해서 언론의 구설수를 타고 있다. 내용도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급조되어 조잡한 느낌을 주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학교수와 언론인 등 외부 인사들을 전형위원으로 위촉한다고 했다. 교육전문직 선발전형에 참여하는 외부 인사들까지 비리의 온상으로 끌어들이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 그리고 어려운 전형과정을 거쳐서 선발된 장학사들에게 그동안 주어졌던 인센티브가 없다면 교사들이 장학사 선발시험에 응시할지도 의문이다. 경쟁력이 없는 장학사 선발시험은 충남교육의 비전을 기약할 수 없다.
앞으로 충남교육이 바로 서자면 관련법과 규정을 바꾸는 것보다 이번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여 범죄 행각을 낱낱이 밝혀내고 혐의자들을 색출하여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 봐주기식 수사, 솜방망이 처벌은 파렴치한 교육 비리의 악순환만 불러올 뿐이다.
비리의 근절은 법을 집행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의 준법의식이 중요한 것이지 법이나 규정을 새로 뜯어 고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교육전문직 수급계획에 의해서 필요 인원을 기존의 선발규정을 적용하여 선발하기 바란다. 장학사 선발과정에 철저한 관리 감독을 통해서 이번 비리사건으로 인한 충남교육 불신이 해소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엄정하고 공정한 과정을 거쳐서 선발된 장학사들이 자긍심과 사명감을 갖고 충남교육에 새 바람을 일으켜 신뢰 받는 교육풍토를 조성함으로써 명예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혹자는 필자의 글을 일컬어 불난 집에 부채질한다고 혹평할 지 모르겠다. 더 이상 보고만 있어서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거르지 않은 격한 감정의 글을 썼다. 아무튼 충남교육이 하루빨리 중심을 잡고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서 새롭게 거듭나길 바란다. 그리고 신뢰 받는 충남교육이 조성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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