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범]충남 교육비리와 그 후유증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종범]충남 교육비리와 그 후유증

[기고]김종범 전 당진 원당초등학교장

  • 승인 2013-03-05 14:08
  • 신문게재 2013-03-06 20면
  • 김종범 전 당진 원당초등학교장김종범 전 당진 원당초등학교장
▲ 김종범 전 당진 원당초 교장
▲ 김종범 전 당진 원당초 교장
충남교육이 완전 패닉상태에 빠져 있다. 교육계의 성골(聖骨)이라 일컫는 교육전문직 장학사들이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범죄 행위로 인해서 충남교육이 비리의 늪에 빠져 혼수상태가 된 것이다. 차라리 불가항력(不可抗力)으로 인한 사고였다면 체념하고 감내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적인 범죄행위로 인한 충남 교육비리를 지켜보는 일선 교육현장의 교사들과 학부모, 학생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한테 분풀이를 해야 하는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삭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루가 멀다하게 중앙 매스컴을 타고 보도되는 충남 장학사 선발 비리사건을 접하면서 충남교육이 비리의 온상이고 가증스런 범죄 집단이라는 생각이 각인되는 것 같다.

출제위원들이 문제를 출제하기도 전에 교육전문직 선발 시험문제가 유출되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시험에 응시하는 교사들을 유혹해서 수천만원씩 받고 문제를 유출한 범죄 행위가 드러나자 돈 거래한 교사들에게 매뉴얼을 작성해서 수사 대처방안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렇게 지능적이고 파렴치하게 장학사들이 범죄 행각을 벌인 것이다.

지역의 모 신문은 음독자살을 시도한 교육감에 대해서 굳게 믿었던 부하직원에게 배신감을 느끼며 치를 떨었을 것이라고 어느 장학사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수사과정에서 구속된 장학사가 범죄행위 사실을 자백한 것에 대한 얘기인 것 같다.

아직도 들끓는 여론과 민심을 모르는 사람들인 것 같다. 추악한 비리를 합리화 시켜 덮어가려는 교육현장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왜 충남교육이 이 지경으로 전락했는지 안타깝다. 어떤 사람은 충남도 도민인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고도 한다.

며칠전에 충남도교육청에서 '교육전문직 전형 및 인사 쇄신안'을 발표했다. 발표 시점에 대해서 언론의 구설수를 타고 있다. 내용도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급조되어 조잡한 느낌을 주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학교수와 언론인 등 외부 인사들을 전형위원으로 위촉한다고 했다. 교육전문직 선발전형에 참여하는 외부 인사들까지 비리의 온상으로 끌어들이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 그리고 어려운 전형과정을 거쳐서 선발된 장학사들에게 그동안 주어졌던 인센티브가 없다면 교사들이 장학사 선발시험에 응시할지도 의문이다. 경쟁력이 없는 장학사 선발시험은 충남교육의 비전을 기약할 수 없다.

앞으로 충남교육이 바로 서자면 관련법과 규정을 바꾸는 것보다 이번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여 범죄 행각을 낱낱이 밝혀내고 혐의자들을 색출하여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 봐주기식 수사, 솜방망이 처벌은 파렴치한 교육 비리의 악순환만 불러올 뿐이다.

비리의 근절은 법을 집행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의 준법의식이 중요한 것이지 법이나 규정을 새로 뜯어 고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교육전문직 수급계획에 의해서 필요 인원을 기존의 선발규정을 적용하여 선발하기 바란다. 장학사 선발과정에 철저한 관리 감독을 통해서 이번 비리사건으로 인한 충남교육 불신이 해소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엄정하고 공정한 과정을 거쳐서 선발된 장학사들이 자긍심과 사명감을 갖고 충남교육에 새 바람을 일으켜 신뢰 받는 교육풍토를 조성함으로써 명예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혹자는 필자의 글을 일컬어 불난 집에 부채질한다고 혹평할 지 모르겠다. 더 이상 보고만 있어서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거르지 않은 격한 감정의 글을 썼다. 아무튼 충남교육이 하루빨리 중심을 잡고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서 새롭게 거듭나길 바란다. 그리고 신뢰 받는 충남교육이 조성되길 기원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