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현 대전시의원 |
그뿐인가. 노후 대책이 거의 전무한 산업역군들에게 노령연금의 혁신적 인상을 공약해 산업화를 이룬 그 분의 딸답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분들도 반토막 난 공약을 보며 한숨을 삼키고 있다.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큰소리 친 4대중증질환은 차떼고 포떼다 보니 도대체 국가가 무얼 책임지겠다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이러니 요즘 밤에 잠 못 이루는 가슴들이 내뿜는 한숨 소리에 물올라 막 터지려고 하는 꽃봉오리조차 가만 가만 소리 죽이고 있다.
2012년 7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행복지수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인 OECD 34개 국가 중 4.20점(10점 만점)을 받아 32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세부 지표별 순위를 보면, 환경ㆍ생태 유지가능성과 공동체 구성원들과의 접촉 빈도를 반영한 '사회네트워크 안정성 부문'이 최하위인 34위였으며 주관적 건강상태 32위, 필수시설을 못 갖춘 가구비율 31위, 소수그룹에 대한 관대성과 빈곤율 28위, 국가기관 신뢰도 26위, 고용률 21위, 소득분배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 21위를 차지했다. 이 순위를 보니 OECD 국가 중 자살률과 저출산율이 1위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한 가구의 가처분 소득 가운데 40%가 넘는 보건의료비를 지출하는 '재난적(파국적) 의료비' 지출 가구가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2.5배가 많고 노인빈곤율은 76.6%로 OECD 국가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어디 노인빈곤율만 1위인가. 다른 통계 자료를 보면 저임금노동자 비율, 노동유연성, 비정규직비율이 우리가 그토록 좋아하는 영예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3일 발표한 우울증 진료 통계를 보니 2007~2011년 우울증 환자가 12.4% 증가했다. 성별, 연령별 추이를 보면 80대이상 여성 증가율이 1위, 80세이상 남성증가율, 70대 여성 증가율이 2, 3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 노인빈곤율 1위가 마음을 병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4위는 20대 남성이 차지했다. 높은 청년실업률이 20대 남성을 멍들게 하고 있음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우리사회를 '불안 증폭'사회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사회는 지금 어딜 가나 힐링열풍으로 뜨겁다.
스스로를 존엄하게 여기고 내 안에서 불안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찾자. 청춘은 늘 불안하고 그 불안을 이길수 있으니 청춘이 아름답다. 다 좋은 말이다. 근데 왜 문득 최근 '층간소음'을 대하는 정부와 지자체의 자세가 생각날까? 층간소음은 건설사가 책임져야 할 일이지 '그간 소홀했던 이웃을 상호배려ㆍ이해하는 만남의 장으로 삼는 역발상'으로 대처할 문제는 아니지 않는가. 이렇게 비상식적이고 앞뒤가 바뀐 대책이 나오니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다. 최근 대전시가 주장하는 사회적자본도 마찬가지다. 개인 삶의 자본을 끌어올려 전체 사회구성원간의 행복한 네트워크를 기획해야 사회적자본을 제대로 확대하고 뿌리내릴 수 있다.
불안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정부에, 지자체에 불안해소를 위해 예산과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라고 돌직구를 날리는 것이다. 빈곤율 28위, 국가기관 신뢰도 26위, 고용률 21위, 지니계수 21위를 개선하지 않고는 불안을 극복하기 어렵다.
따라서 불안의 시대에 대처하는 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소임은 고용률을 높이고 빈곤율과 격차해소를 줄이고 신뢰도를 높여 사회적 네트워크를 안정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불안으로 불면의 밤을 보내는 수많은 우리는 불안을 양산하는 사회경제적 흐름을 바꾸기 위한 크고 작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그럼, 나는? 불안을 해소하라는 시민들의 명령을 시민들과 함께 성실하게 이행하는 것이다.
지금, 불안하신가? 그럼 함께 나서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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