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기구 재활용'하고 보험료 타낸 병원장 등 12명 적발

제약사서 수억대 리베이트도 챙겨

시술에 사용한 복강경 수술기구를 재활용하면서 새것처럼 부풀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보험료를 청구하거나 제약회사 등으로부터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아챙긴 병원장과 간호사, 업체 관계자 등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대전지검 천안지청 형사 제1부(부장검사 박승환)는 천안 A병원장 K(58)씨를 업무상횡령과 의료법위반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또 같은 병원 간호사 K(49)씨와 업체관계자 등 11명에 대해서도 사기 및 배임수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K병원장은 2008년 1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D약품 등 제약사와 의료기기업체 6곳으로부터 1억9000만원을, 2011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3억원 가량의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K병원장은 2010년 1~5월 신축공사를 벌이면서 공사대금을 부풀려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2개 업체로부터 14차례에 걸쳐 1억6300여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K병원장은 2008년 11월부터 2011년10월까지 병원에 근무하지도 않은 A씨의 차명계좌를 이용, 허위로 직원인 양 꾸며 7000여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조사에서 K간호사와 의료기기 직원(39) 등은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59차례에 걸쳐 복강경 수술을 벌이면서 1회용 수술기구를 재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재활용한 기구를 새것을 사용한 양 서류를 꾸며 1억2000만원 상당의 보험료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K병원장은 업무상 횡령혐의는 인정하면서도 복강경 수술기구재활용에 대해서는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고 전면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K병원장이 업무상 횡령한 돈은 반환했고 리베이트는 추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천안=김한준 기자 hjkim7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