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택호 대전 동구의회 부의장 |
지방의료원은 주 이용대상이 알코올 중독자, 무연고자, 치매환자, 중증 장애인, 독거노인, 기초생활 수급자 등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저소득층 주민들로서, 다소 고가의 병원비로 인해 민간병원을 이용하는데 많은 부담을 느끼는 어려운 계층이다.
따라서, 지방의료원이 이들 의료취약계층 지역주민을 위한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공공병원으로서 진료특성상 무료나 저가진료 등으로 인해 경영상 적자운영이 불가피하며, 지방의료원을 운영하고 있는 타 지방자치단체의 사례를 보더라도 대다수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동안 고도의 경제성장과 함께 빈부격차와 사회양극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2026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우리나라 국가경제를 이끌어가는 경제활동인구 감소와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해져가는 사회 현실을 감안할 때, 앞으로, 저소득 및 의료취약 계층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의료 양극화 해소를 위한 지방의료원 설립은 더는 늦출 수 없는 현실이다.
이웃지역인 충남의 경우, 대전과 비교해 볼 때 관할 면적이나 연령, 인구 밀집도 등 다양한 차이가 있겠지만, 4개 지역(천안, 공주, 홍성, 서산)에 지방의료원을 운영하고 있다. 타지역에서도 이러한 시대적인 요구에 부응해 대부분 지방의료원(2010년 기준 34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 17개 광역시ㆍ도 중 시립병원이 없는 곳은 울산, 대전, 광주, 세종 4곳이다.
대전지역 병원은 지난해 1월말 기준 서구 773곳(병상 6825개), 중구 390곳(5710개), 유성구 308곳(3434개), 동구 304곳(2396개), 대덕 214곳(2383개)으로 집계되고 있으나,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종합병원은 불균등하게 분포하고 있다.
동구지역은 65세 고령인구가 2012년말 현재 6만1973명으로 구 전체의 24.6%, 대전시 고령인구의 21.7%를 차지하고 있으며, 수급자는 1만2306명으로 대전시 전체 4만5067명의 27.31%로서 5개구 중 가장 많아 공공의료 시설 설치가 그 어느곳보다도 절실하다.
이에, 동구의회에서는 2010년에 '대전시립병원 설립 유치 건의', 2011년에 '대전시립종합병원 설립 필요성에 대한 토론회' 개최 및 '대전 동구 예비군 관리대대 이전 건의안'에 현 군부대 자리 이전 및 대전시립병원 건립을 제안한 바 있다.
그리고 2012년 7월 16일에는 '의료단지 조성을 위한 용운동 선량마을 도시개발 및 대전시립병원 부지지정'을 건의한 바 있으며, 현재 구에서 도시개발사업 타당성 용역을 착수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용운동 선량마을은 약 23만㎡에 달하는 시가화 예정 용지로 2006년 7월 20일에 기존가옥 및 진입도로가 일부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었다. 마을 주변에는 대전대가 위치하고 남측 3㎞ 지점에 판암 나들목과 동부순환도로가 있어 접근성이 매우 양호하며, 대전 최고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어 공공의료시설 단지로 개발 시 기대효과가 큰 지역이다.
지방의료원(대전시립병원) 설립에 대해 운영 면에서 적자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대전시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지방자치단체로서 주민의 생존권도 보장해야 하는 만큼, 대전시가 이번 용역에서 시립병원 건립에 따른 재정 건전성 확보와 소외계층 건강 보살핌에 대한 묘안(妙案)을 찾기 바란다.
공공의료 기능강화가 그 어느때 보다도 절실한 시기에 맞추어 150만 대전시민이 동등한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대전시의 '대전시립병원 건립 의지'를 다시금 쌍수를 들어 환영하며, 시대적인 요구에 부응해 반드시 건립되기를 기대한다.
다만, 건립부지는 백년대계의 혜안으로 지역ㆍ계층간 양극화 해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의료서비스 소외지역이면서 건립 취지와 이용자 측면의 접근성 등 다양한 측면의 최적지를 고려해 선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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