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도 충남발전연구원장 |
이 신자유주의의 최대 피해자는 실업 혹은 반 실업 상태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다. 그들 가운데 청년 실업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국내 전체실업률은 3.5%, 청년실업률은 7.5% 수준이다.
하지만, 취업준비자와 구직단념자, 18시간 미만의 불안정한 취업자를 포함한 청년 실질실업률은 22%를 넘는다. 20대 청년의 고용률은 58%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다.
한국의 비정규직 비율은 55%로 경제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치(25%)보다 월등히 높다. 비정규직의 평균 임금은 정규직의 40%에 그치는데, 이는 OECD 평균(80%) 절반에 불과한 수치다. 취업하기도 어렵지만 괜찮은 일자리가 드물어서 젊은이들은 대기업이나 공무원 시험에 몰리고 스펙 쌓기에 청춘을 낭비하고 있다.
정부는 침체한 경제의 활로를 찾고자 한중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 영토'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통한 경제영토의 확장은 지금까지 목격한 것처럼 초국가적 자본(재벌)을 위한 것일 뿐, 청년층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더이상 희망은 없다. 승자독식 체제인 탓이다. 신자유주의 체제에 순응해 희망을 찾고자 할수록 돌아오는 것은 실망과 좌절이다. 소수의 1%를 제외한 나머지 99%는 초국적 자본의 관점에서 '잉여'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 초국가적 자본과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종속된 삶이 아닌 나 스스로 삶의 주체가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선 지역화의 길이다. 지역화는 빼앗긴 경제 영토를 되찾는 길이다.
한국 사회는 지나치게 대외의존도가 높다. 특히,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식량과 에너지의 자급률은 22.6%와 4%에 지나지 않는다. 국토의 64%가 산지임에도 목재 자급률은 13.5%에 불과하다.
하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바로 여기에 우리 사회와 젊은이들의 미래가 있다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많은 젊은이가 자신의 삶을 농촌에서 찾고자 귀농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귀농ㆍ귀촌에는 두려움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에 번역 발간된 농촌의 역습이라는 책은 귀농ㆍ귀촌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커다란 용기를 준다.
저자 소네하라 히사시는 명문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잘 나가는 금융 컨설턴트였다. 소네하라는 1990년대 초 거품 경제가 붕괴하는 것을 보고 일본경제의 위기를 직감했다. 그는 유망한 사업을 찾고자 고민했다. 그리고 그는 일본 경제의 가장 약한 고리인 '농업'에서 답을 찾았고 귀농을 결심했다. 귀농 당시, 아무도 돌보지 않은 300평의 땅을 개간하고 버려진 임야의 간벌로 자급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도시와의 교류를 통해서 쇠퇴해가던 산간 마을을 재생시켰다. 어린이 농작업 캠프와 도시와 농ㆍ산촌 교류 캠프 등 다양한 교류 이벤트를 구상했다. 뿐만 아니라 기업 및 지자체와 협력하며 지역 농산물의 판매 및 가공에 힘썼다.
그는 산림자원의 공급망을 조직해 지역산 목재의 판로를 개척하고 간벌을 이용해 에너지 자급률을 높였다. 농촌의 중소하천을 이용한 소형 수력발전도 개발했다. 또 관동관광대학을 개설해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인재를 육성, 이들을 통해 도농 간 교류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소네하라는 그동안의 실천을 바탕으로 농촌의 자원을 활용한 10조엔(120조원) 매출과 100만 명 고용을 창출하는 새로운 산업이 일본경제를 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농촌이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실현할 수 있는 '자원의 보고'라고 설명한다.
젊은이들이여, 도시 생활의 미망을 버리고 농촌에서 자기 삶의 주인이 되자. '도시와 농촌이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된 사회' 그곳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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