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명렬 대전남부장로교회 담임목사 |
간디는 “저 자신도 사탕을 무척 좋아해서, 한 달 전에는 아이에게 '사탕을 먹지 말라'고 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그 말은 저도 실천하지 못하는 말이었습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제가 실천한 후에 말하려고 한 달을 미룬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천하지 않는 말은 힘이 없고, 감화력도 없다. 화려하게 포장된 말은 한순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는 있어도, 세월이라는 시금석을 통과할 수가 없다.
며칠 전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의 검소함이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다. '명품 신드롬'에 사로잡혀 불건전한 소비가 일어나는 요즘, 그가 국내 한 중소기업에서 만든 가방과 구두를 10여 년 넘게 사용하고, 의복에서도 검소하다는 언론의 보도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권력의 중심에 있었으며, 자기 자신을 서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될 환경에 있었지만, 그의 소비는 서민보다 더 검소하다.
흔히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말을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리더의 검소함과 모범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먹고 살만해진 시기는 불과 몇십년 전이다. '보릿고개'란 말이 사라진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우리가 갖춘 실력에 비해 우리는 세계 다른 나라들에 비해 엄청난 '축복'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어느새 우리의 삶은 사치와 허영 그리고 과시라는 허상에 물들어 있다. 과시하기 위해서 형편에 맞지 않는 무리한 소비를 하고, 해외 명품의 소비는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다.
'있을 때 아껴야 한다'는 말은 가정 경제에만 적용되는 진리가 아니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호(好)시절이 있으면, 견디어야 할 고난의 시간도 있을 수 있다.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사치와 허영 그리고 과시의 폐단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사회 문제화되고 있는 논문 표절과 허위 학력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이러한 폐단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실례다. 사치와 허영 그리고 과시의 폐단은 모든 것을 잃어버리지 않는 한 잘 고쳐지지 않는다. '있을 때'에 고치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 모범을 보이는 리더들이 필요하다.
중국인의 '정신적 지도자', 마오쩌둥(毛澤東)은 검소했다고 전해진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검약을 습관화했고, 이는 정권을 잡은 이후에도 그 모습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식사할 때 상아로 만든 젓가락이 아니라 대나무 젓가락을 사용했고, 자신의 허락 없이 새 옷을 만들지 못하게 했다. 실제로 마오쩌둥은 1953년부터 1962년까지 새 옷을 단 한 벌도 만들어 입지 않았다고 한다. 또 그는 항상 세숫비누가 아닌 물로만 세수했으며, 먹물이나 기름으로 손이 더러워졌다면 빨랫비누로 손을 씻었다고 한다. 양말이나 내복은 여러 차례 덧대고 기워 입었다고 한다. 이런 모범이 있었기에 중국인들은 그를 존경하고 기꺼이 정신적인 지도자로 인정하는 것이다.
나는 소망한다. 새로운 정부의 리더들이 국민에게 모범을 보여주기를 소원한다. 리더의 진정한 힘과 권위는 몸소 실천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