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둔산초 교장 前충남서예가협회장 |
▲계포일낙(季布一諾) |
먼저 상장(上將) 번쾌가 나서며, “저에게 10만 병력을 주십시오. 소신이 오랑캐들을 깨끗하게 쓸어 버리겠습니다”라고 큰소리를 쳤다. 당시는 무슨 일이나 여씨(呂氏) 일문이 아니고는 꿈쩍도 못하던 때다. 신하들은 여씨 일문의 딸을 맞아서 여태후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번쾌에게 잘 보이려고 이구동성으로 맞장구를 쳤다.
그때였다. “번쾌의 목을 자르 십시오” 하며 감히 나서는 자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계포였다. 계포는 “한고조(漢高祖)께서도 40만이란 군대를 거느리고 정벌에 나섰다가 평성(平城)에서 그들에게 포위당하신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10만으로 응징하겠다는 것은 망발(妄發)입니다. 진(秦)나라가 망한 것은 오랑캐와 시비를 벌리고 있을 때 진승(陳勝)등이 그 허점을 노리고 일어났기 때문이 아닙니까. 그들에게서 입은 상처는 오늘까지도 아물지 않았거늘 번쾌는 이것도 모르고 위에 아첨하기 위해 천하의 동란을 불러일으키려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계포의 강한 신념에 찬 목소리에 좌우신하들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다. 계포의 목숨도 이제는 끝장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태후는 즉시 폐회를 명하였고 그 후 다시는 흉노 징벌을 입에 담지 않았다. 여태후는 계포의 신의를 믿고, 이 사건을 덮어 두었던 것이다.
“초나라 사람들은 황금 백근보다 계포(季布)의 일낙(一)을 얻는 것이 낫다”고 했다.
계포일낙(季布一)의 글귀처럼 우리도 약속한 일은 반드시 지키는 예절인이 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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