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전국 단위 배출권 거래제 시행도 확정됐다. 산업계에는 규제의 의미처럼 들리겠지만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신서천 1ㆍ2호기, 당진복합 5호기 등의 건설은 따라서 녹색성장 기조와 어긋난다는 모순을 안고 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되 배출권거래제 등의 제도 자체가 겉돌지 않는 방향을 찾는 수밖에 없다. 전력수급관리의 딜레마다.
정부로서도 물론 진퇴양난의 처지다. 향후 15년간 원전 10기 건설 계획은 취소 또는 연기됐다. 일본 도호쿠 원전 사고와 국내 원전 고장 여파로 원전 신화가 깨진 탓이다. 문제는 화력발전소인데, 전력 1㎾h 생산에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풍력 14g, 수력 8g인데 비해 석탄은 991g이상이다. 원자력보다 최대 100배까지 배출해 온실가스 감축과는 정면 배치된다.
지금도 충남의 화력발전 설비 총량은 전국 절반에 육박하는 1240만㎾에 이른다. 환경적 요소, 주민 건강영향 비용지표 등 여러 측면에서 전력수급계획에 따른 화력발전소 추가 설치가 곤혹스러운 이유다. 산업 부문 등 에너지원으로서의 전기의 비중은 막중하다. 하지만 대기질 개선에 애쓰는 자치단체의 노력도 무시돼서는 안 된다.
화력발전소 밀집지역인 충남도가 안고 있는 고민은 딱 부러지게 할 일이 없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앞뒤 안 맞는 정책 같다. 지역 기업 사이에는 배출권거래제가 발목을 잡을지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0분 후와 10년 후를 동시에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피터 드러커)는 조언을 들어야 할 부문이 바로 온실가스와 화력발전의 관계인 듯하다.
부문별 에너지 효율 전략과 함께 온실가스 목표치 대비 전력수급기본계획 재수립을 포함한 다각도의 방안을 내놓길 바란다. 녹색 아닌 회색도시가 될지 모른다는 걱정에 귀 기울인다면 개별사업 과정의 환경영향평가보다 더 진전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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