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리고자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 하지만,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부고 소식과 별도로 애국지사의 사진이 뒤늦게 발송된 것. 대전지방보훈청은 보유한 사진이 없어 장례식장에 직원을 보내 영정 사진을 찍어 언론에 배포했다.
제94주년 3ㆍ1절을 하루 앞둔 가운데, 보훈청의 애국지사 관리가 너무도 허술해 빈축을 사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2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애국지사의 공적과 출생지, 경력 등은 기록하고 있지만, 사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애국지사 관리에 대한 명확한 규정 지침이 없는 탓이다.
지방별 보훈청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대전과 충남지역에 생존해 있는 애국지사는 5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관할기관인 대전지방보훈청이 보유하고 있는 사진은 단 한장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지방보훈청도 비슷하다. 대구지방보훈청은 자체적으로 애국지사들의 사진을 준비해 보유하고 있다.
대전보훈청 관계자는 “관련 자료 등을 위해 광복회에서 사진 자료 등을 요청해 수집할 예정”이라고 뒷수습에 나섰다.
애국지사로 인정받으려면 유족이나 연고 집단이 각 보훈청 공적심사부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적정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이때 사진도 같이 제출한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공적 등 기록된 사항은 있지만, 증명사진을 사용할 일이 없어 보유하지 않고 있다”며 “회원 명부나 사진 등은 광복회가 갖고 있을 것”이라고 어이없는 답변을 했다.
이에대해 시민 김모(29)씨는 “3ㆍ1절을 앞두고 관련 기관에 사진 한 장 없다는 사실이 부끄럽다”며 “관련 지침만을 핑계 되는 것은 옹색하다. 애국지사들을 담당하는 기관에 사진 한 장이 없는 현실은 대한민국 후손들의 고개를 들수 없게 만드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라고 혀를 찼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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