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현]국민행복시대 여는 복지정치철학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고수현]국민행복시대 여는 복지정치철학

[중도춘추]고수현 금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승인 2013-02-27 14:16
  • 신문게재 2013-02-28 20면
  • 고수현 금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고수현 금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고수현 금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고수현 금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 취임사에서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3대 국정운영의 기조로 천명하며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하였다. 어떻게 보면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그리고 문화융성은 각기 별도의 국정과제를 나타내는 용어로 볼 수도 있지만 이 세 가지 용어들은 '국민행복시대'를 열고자 하는 박대통령의 뚜렷한 복지정치철학으로도 해석이 될 수 있다.

최근 들어 경제선진국들의 모임인 OECD에서는 'Better Life Index'라는 명칭을 두고 주거, 소득, 직업, 공동체, 교육, 환경, 시민참여, 건강, 삶의 만족, 안전, 균형 등의 11가지 주제들로 구성된 지표로 회원국들의 국가별 행복지수를 비교하여 발표하는 것을 보더라도 '국민행복'은 말 그대로 희망의 시대를 열 수 있는 주제어가 됨은 분명하다.

2012년 5월에 발표된 OECD자료에서 국가별 행복지수를 보면 우리나라가 36개국 중 24위를 차지했는데 치안과 안전, 교육, 삶의 만족 등의 항목에서는 높은 점수에 해당되었지만 소득, 지역사회의 공동체생활, 건강, 일과 삶의 균형 항목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았고, 또 다른 민간차원의 국민행복도 조사인 영국신경제재단의 2010년 국가별 행복지수에서도 우리나라는 63위에 그쳤다고 본다면 국민행복지수 향상은 무엇보다 우선이 되어야 하는 시대적 국정과제이다.

그러나 국민행복시대가 막연히 경제부흥이나 성장 정도를 나타내는 GNP나 GDP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점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경제선진국인 OECD 기준으로만 보면 사회보험이나 조세방식을 기초로 하는 유럽식 사회보장국가들의 국가별 행복지수가 높을 수 있지만, 민간의 영국신경제재단 기준에 따르면 미국은 105위, 영국은 40위, 프랑스는 50위, 독일은 46위에 그치고 경제후진국인 코스타리카, 베트남, 콜롬비아가 각각 1위에서 3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박근혜 정부가 국정과제 수행에서 새롭게 인식해 볼 복지철학이자 정치철학이 될 수 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는 유난히 '선별적 복지'냐 '보편적 복지'냐의 서구유럽식 논쟁이 많았고 무상복지제도들이 물질적 급여액을 중심으로 이슈가 되었다고 본다면 신정부에서는 이미 제시된 공약의 이행이라는 관점에서 복지재정확대라는 정치경제적 어려움은 예견될 수 있다.

따라서 물질적 복지에 치중한 국가복지재정을 확대하는 것만으로 성급하게 국민행복시대를 기약하는 것보다는 행복의 의미와 거의 동일한 복지의 개념에 국정과제의 하나로 같이 제시된 '문화융성'의 개념이 융합이 될 수 있는 생활복지철학이 더욱 요구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올바른 복지는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정신적으로도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생활복지 패러다임으로 재편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 기존의 방식인 물질적 급여를 늘리는 국가복지만으로는 이른바 포퓰리즘이라는 복지올가미에서 국가를 경영하는 정당이나 국민 모두가 자유로울 수는 없게 된다.

물론 기초생활유지가 어려운 계층에게는 물질적 국가복지가 확대되어야 하지만 사회구성원 다수가 무상복지라는 복지함정에 의존하지 않고 진정한 행복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인 생활문화 속에서 서로 돕는 공동체정신을 발양할 수 있게 하고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나눔의 문화를 고양할 수 있도록 하는 생활복지가 보완될 필요가 있다. 즉 조세부담이 많고 복지재정문제로 이미 한계가 드러난 북유럽방식의 물질적 복지제도를 섣불리 도입하는 것보다는, 자조와 협동의 정신이 융합된 한국형 생활복지제도를 구축하는 것이 진정한 국민행복시대의 복지정치에도 부응하는 시대적 철학이 될 것으로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