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방우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 |
채굴 기술이 발달하면서 생산가격도 많이 낮아졌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셰일가스가 '세계를 구할 미래 에너지'라고 언급했다. 전 세계적으로 매장량이 고르게 분포하고 있어 중동과 러시아 이외의 지역에서도 안정적으로 천연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을 날이 가까워졌다.
한마디로 셰일가스가 기존의 석유와 천연가스 에너지 구도의 혁신적인 대변화를 일으킬 새 주역으로 부각되고 있다.
셰일가스는 집에서 난방 및 주방용으로 사용하는 도시가스와 성분이 거의 같은 천연가스의 한 종류다. 다만, 오랜 세월동안 진흙이 단단하게 굳은 '셰일'이라는 암석층에 갇혀 있어 일반 천연가스와 달리 셰일가스라고 불리는 것뿐이다.
하지만, 셰일가스는 수직으로 구멍을 뚫고 천연가스를 뽑아내는 일반적인 채굴 방법으로는 생산이 어렵다. 채굴하는 데 유정당 약 1만t정도의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필요하며, 각종 화학물질을 사용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킬 우려도 존재한다. 하지만, 물 소비량을 줄이는 새로운 공법과 친환경적인 첨가제 연구 및 다양한 수처리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추세이므로 이러한 환경문제의 우려도 조만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셰일가스의 개발은 가스산업, 석유화학산업, 발전, 자동차 등 관련 산업의 크나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선 미국과 같은 새로운 천연가스 생산국들이 부상, 전 세계적으로 천연가스 가격 안정화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다. 이를 위한 가스 배관이나 수송 설비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다. 석유화학산업도 기존의 석유 원료에서 셰일가스 원료의 생산 설비로 전면적인 전환이 예상된다. 따라서 한국 석유화학업계도 에너지원 변화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빠르게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
또 전력 생산 에너지원으로도 천연가스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가스 발전이 가격 경쟁력만 확보한다면 석탄 발전에 비해 온실가스나 환경오염물질 배출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셰일가스는 전 세계적으로 개발 역사가 짧아 에너지 자원 생산 경험은 적지만 플랜트 기술에 강점이 있는 우리나라에도 새로운 자원 개발에 대한 도전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인도네시아와 같은 우리나라 주변국에 엄청난 매장량이 보고되고 있어 지리적인 시장 접근성 측면에서도 유리한 점이 많다. 미국과는 달리 대부분의 매장지는 수자원이 부족해 많은 물을 소비하는 기존의 공법으로 가스를 생산하는 데에는 제약이 많은 점도 고려사항이다. 물 대신 거품이나 가스를 사용하는 워터리스(waterless) 신공법 개발 등 셰일가스 생산과 수송ㆍ저장 및 활용을 위한 새로운 고부가가치 기술들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새로운 셰일가스 공정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셰일가스 생산 시장은 황금 시장이 될 것이다. 또 시추 건설장비와 고압 펌프, 극저온 펌프, 압축기 등의 각종 기계부품 및 기자재의 국내 기계산업의 수출에도 엄청난 기회의 장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계연구원은 그동안 지속가능한 환경기계 플랜트 기술 개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고 셰일가스 중심의 에너지 구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각종 기계부품 및 기자재, 새로운 친환경 가스 분리공정 및 수처리 기술을 개발하는 등 앞으로 역할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및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과 같은 관련 기관과의 자원 개발 R&D 협력체계의 구축도 매우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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