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재형저축에 대한 메뉴얼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창구를 찾은 고객들에게 재형저축 상품을 안내하는 등 고객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부 은행은 직원들에게 고객유치를 주문해 직원들 사이에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다음달 6일 출시되는 재형저축은 단기 상품과 달리 최소 7년 이상 불입해야 하는 상품으로 은행들은 장기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서민들 또한 지난해 유일한 비과세 상품이었던 '장기주택마련저축'이 사라지면서 재형저축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은행들의 경쟁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직장인 박모(38)씨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예·적금 금리가 3%대로 떨어져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높은 금리와 비과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재형저축 출시 소식을 듣고 출시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재형저축에 가입할 수 있는 사람을 약 900만명 정도로 추정하면서 시장을 먼저 선점할 분위기다.
A은행 관계자는 “다음달 6일 출시되는 재형저축 상품은 은행에 장기고객을 확보할 좋은 기회”라며 “은행권 전체가 재형저축 상품을 내놓기 때문에 미리 홍보를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은행권과 서민들 사이에서 재형저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은행 직원들만 되레 된서리를 맞은 모습이다.
일부 은행은 직원에게 할당량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주문에 따라 그동안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던 지인들에게까지 연락해 부탁하고 있는 실정이다.
B은행 직원은 “재형저축이 같은날 출시되기 때문에 은행들 사이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런 이유로 회사에서 개인마다 일정부분 고객을 유치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에서 지시한 상황이다 보니 할당량에 맞춰 준비를 하고 있다”며 “생각보다 많은 고객유치 주문을 받아 그동안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던 지인에게까지 연락을 해야되는 상황”이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18년만에 부활하는 재형저축은 연봉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와 종합소득금액 3500만원 이하 개인사업자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가입금액은 분기당 300만원(월 100만원)까지 최대 1200만원이며, 1만원 단위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가입 후 7년 이상 (최장 10년) 유지하게 되면 소득세 14%, 주민세 1.4% 등 15.4%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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