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2월 중순을 넘어설 때면 등산로 주변 곳곳에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게 마련이다. 낭떠러지 주위에 얼음이 녹지 않아 자칫 미끄러질 경우 목숨이 위태롭건만 이를 차단해주는 목책이나 안전로프가 파손된 채 방치되는 등 위험요소가 곳곳에 노출돼 있다.
해빙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그때그때 안전점검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그러나 적은 예산과 인력 및 일정한 기간 내에 위험 요소를 철저하게 점검해 사고를 예방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처음부터 보다 완벽한 시공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 이를 이용하는 등산객들의 세심한 주의가 함께 요구되는 것이다.
겨울철 혹한기 시공을 금지하는 것도 시설물을 보다 완벽하게 시공하기 위함이며 이는 곧 해빙기 사고 예방이나 부실에 따른 보강공사 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혹한기 콘크리트 타설로 동파현상을 초래한 금산의 한 테마공원 등산로 부실시공 역시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한 무리한 공사 때문이며 결국 행정당국이 시공업체에 보완을 요구하기도 했다.
대전시도 올해 21억 원을 투입해 대전 둘레산길 133km 가운데 67km를 정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방향표지판을 비롯해 해설판, 목계단, 화장실 등 시민의 불편이 예상되는 시설물에 대해 우선 정비할 방침이라 한다. 물론 이 같은 시설에 대한 정비는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등산객의 안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험요소가 어디에 도사리고 있는가 살펴야 하며 이들 위험요소를 안전시설로 바꿔나가는 것이 일의 우선순위일 것이다.
해빙기에는 등산객들도 주의가 요구된다. 날씨가 풀리면서 좀처럼 등산을 즐기지 않던 사람들도 산에 오르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일부는 등산화나 등산복과 같은 장비도 갖추지 않고 나서다가 안전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많다. 해빙기 안전사고는 등산객 스스로의 부주의에도 그 원인이 있는 만큼 등산에 나서기 앞서 기본적인 장비부터 다시 한 번 점검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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