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앞에는 33년만에 청와대에 입성한 소회에 젖을 겨를도 없이 간단치 않은 과제가 첩첩으로 쌓여 있다. 외신이 '두 개의 거대한 그림자'로 북한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산을 꼽은 점은 의미심장하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중대 위기에 직면했다. 확실한 억지력을 유지하면서 주변국의 외교적 도전에도 잘 대처해야 한다.
취임사의 표현 그대로 “국민 행복의 필수적인 요건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또한 경제력 뒷받침 없는 국민행복이란 없다. 고용 없는 성장, 부동산 침체를 딛고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이뤄 휘청거리는 경제허리를 살리는 과제도 만만치 않다. 경제 5단체는 일제히 '경제 살리기'를 주문했다. 중소기업, 지역기업이 '창조경제'의 주역이 돼야 한다. 창조경제는 경제 민주화로 이뤄진다는 지적은 귀담아들을 가치가 있다.
'문화가 국력인 시대'도 빈말로 끝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문화가 있는 삶의 목표는 이미 헌법적 정신이다. '문화가 있는 복지', '문화로 더 행복한 나라' 실현에는 문화 양극화 해소가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박 대통령의 언급처럼 콩 한쪽도 나눠먹고 살았던 시절, 까치밥으로 감을 남겨두는 배려가 넘쳐야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아쉽게도 박근혜 정부 출범도 하기 전에 충청권에서는 기대 못지않게 실망을 남김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일부 현안을 제외하고는 지역 성장동력과 관계된 많은 공약사업이 국정과제에서 빠진 부분이 우려를 키웠다. 지역과 세대를 아우르는 대탕평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었다.
새 정부는 지역균형발전, 지방분권의 진정성을 보여줄 책무가 있다. 상생과 통합 역시 국민행복의 실현 요건이다.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국민행복시대는 애초에 성립이 불가능하다. 진정성을 갖고 문화융성, 경제부흥, 국민행복의 3축을 실현해야 5년 뒤 성공한 정부로 평가될 것이다. 덧붙여 제2의 한강의 기적만이 아닌 금강의 기적도 이룰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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