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우영 작가ㆍ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
선조 조형물 상석에 덮인 눈을 쓸고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었다. 또 한 쪽에서는 아낙네들이 예쁜 한복을 입고 과일을 다듬고 차례상에 올릴 제수용품을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있었다. 이들 후손들의 아름다운 손 놀림속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효 문화 정서를 느낄 수 있었다.
문득, 프랑스의 대문호이자 명작 '어린왕자'와 북서 아프리카ㆍ남대서양ㆍ남아메리카 항공로의 개척자이며, 제2차 대전 때 공군으로 참전, 위험상황 속에 높은 인간성 실천적 관계에서 신선한 영역을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생텍쥐페리의 말이 생각난다.
“부모님께서 우리들의 어린 시절을 꾸며 주셨으니 우리는 부모님의 말년을 아름답게 꾸며드려야 한다.”
설 연휴 2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전국에서 대전 중구 뿌리공원과 족보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은 약 6700여명이라고 한다. 또한 지난해 이곳을 찾은 관람객이 169만여명이라고 한다.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유일한 효 문화의 메카 대전 중구 '뿌리공원'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처에 눈에 보이는 편의주의적 즐길거리가 많은 현대문명사회에서 우리 국민 5000만명중에 4%에 해당하는 169만여명이 다녀갔다는 현실에서 우리는 이를 곱씹어 보지 않을 수 없다.
자고로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라고 한다. 웃사람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아껴주며 이웃을 보듬는 한편, 사회와 나라에 충성을 다하는 도덕적 배양의 홍익익간이 바로 우리 민족이다.
충ㆍ효ㆍ예라는 말은 요즘 흔히 말하는 휴머니즘이기도 하다. 휴머니즘은 무엇인가? 이 말은 인간주의ㆍ인문주의ㆍ인본주의다. 즉, 사람답게 살자는 것이다.
사람의 됨됨이를 가르치는 것이 충효예의 뿌리이기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것은 넓은 의미에서 '인문학'이다. 참된 인간으로 살아가는 도리와 근본, 교훈, 미래 등을 담은 보고(寶庫)가 바로 문(文學)ㆍ사(歷史)ㆍ철(哲學)의 인문학이다.
인문학은 마치 낡은 학문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가깝게 우리의 삶 속에 함께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인문학이 바로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문학은 사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기 전에는 싫든 좋든 우리들 곁에 있을 수밖에 없는 '인간학'이기도 하다. 인문학은 세상과 인류를 행복하고 풍요롭게 발전적으로 진화시켰던 가치관이었다.
그런데, 급변하는 과학문명과 급속화된 산업화의 물결로 인해 속물주의가 발현 권력과 금권이 압권으로 등장 우리 민족의 소중한 정신인 충효예 정신인 도덕성이 멀어져가는 느낌이다.
과연 사람답게 살아 왔는가? 다 같이 반성해볼 일이다.
'효 문화'의 증대로 인하여 사람 내음 솔 솔 풍기는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달콤한 꿀과 엿기름이 주르륵 흐르는 항아리단지가 바로 충효예의 '인문학'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말로 부족한 글을 접는다.
“천하의 모든 물건 중에서 내 몸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다. 그런데 이 몸은 부모님이 주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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