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이야기]구우일모(九牛一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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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이야기]구우일모(九牛一毛)

아홉 마리의 소 가운데서 뽑은 한 개의 털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 前충남서예가협회장

  • 승인 2013-02-21 14:15
  • 신문게재 2013-02-22 11면
  •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前충남서예가협회장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前충남서예가협회장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前충남서예가협회장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前충남서예가협회장
한(漢)나라 7대 황제(皇帝)인 무제 때 이릉 장군은 병력을 이끌고 흉노(匈奴)를 정벌(征伐)하러 5000의 군사를 이끌고 출전하여 열 배가 넘는 적의 기병을 맞아 10여 일간 싸웠으나 결국 중과부적(衆寡不敵)으로 패하고 말았다. 난전 중에 죽은 줄 알았던 이릉이 흉노에 투항하여 후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안 무제는 이릉 일족(一族)을 참형에 처하라고 엄명했다. 그러나 중신을 비롯한 이릉의 동료들은 침묵 속에 무제의 안색만 살필 뿐 누구하나 이릉을 위해 변호할 인재가 없었다. 이에 분개한 사마천(司馬遷)이 이릉을 변호하고 나섰다.

사마천은 이광(李廣)장군의 손자인 이릉을 평소부터 목숨을 내던져서라도 국난(國難)에 임할 용장(勇將)이라고 굳게 믿어 왔기 때문이다. 그가 사가(史家)로서 대문장가의 냉철한 눈으로 사태의 진상을 통찰하고 대담하게 무제에게 아뢰었다. “이릉은 소수의 보병으로 수만의 오랑캐와 싸워 그 괴수를 경악케 하였으나 원군은 오지 않고 아군 속에 배반자까지 나오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패전한 것으로 생각되옵니다. 그가 흉노에게 투항한 것은 훗날 황은에 보답할 기회를 얻기 위함일 것입니다” 라고 했다.

이에 진노한 무제는 사마천을 옥에 가두고 궁형(宮刑:생식기를 잘라 없애는 형벌)을 내렸다. 세인들은 이때의 일을 '이릉의 화(李陵之禍)'라고 말한다. 사마천은 친구(親舊)인 임안에게 참담한 심경을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내가 법에 의하여 사형을 받아도 아홉 마리의 소 중 터럭 하나 없어지는 것뿐이니(구우일모:九牛一毛), 나와 같은 자가 땅강아지나 개미 같은 미물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리고 세상(世上) 사람들은 내가 이런 수치스런 일을 당하고도 죽지 않았으니 졸장부라고 여길 걸세.” 사마천이 이러한 자신의 처지를 가슴 아파하면서도 치욕을 무릅쓰고 살아가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당시 태사령(조정의 기록사서)이었던 아버지 사마담(司馬談)이 임종 시 통사(通史)를 기록하라고 한 유언에 따라 사기(史記)를 집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2년 후 중국 최초의 역사서로서 불후의 명저로 손꼽히는 사기(史記) 130여권은 BC 97년에 완성되어 오늘까지 전해지고 있다.

우리도 나라를 위한 평화통일의 바른 길을 알고 주변국들에 의해 흔들리지 말고 더욱 강건한 국민적 자기 업무를 충실히 실행해야 할 것이다.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前충남서예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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