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참석 없이 충남도 자체행사로 치르지 않고 국정수반인 대통령이 참석하면 달라지는 것은 행사의 격(格)만이 아니다. 지역 현장을 방문해 현안을 직접 챙긴다는 상징성 이상의 실익이 있을 것이다. 내포신도시의 출범을 전국에 더 널리 알리는 가외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더 지켜봐야겠지만 참석해서 안 되는 부적절한 환경은 없어 보인다.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개청식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등으로 지역민과도 비교적 좋은 관계를 이끌었다. 도민 인식조사를 보면 다음 대통령과 도지사의 관계뿐 아니라 지역현안에 관련해서도 아직 기대감은 식지 않았다.
얼마 전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통령 당선인과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박 당선인에게 도청 개청식 참석을 건의한데 이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만나서도 참석을 요청한 바 있다. 성공적인 내포신도시를 축하하고 기원한다는 행사 성격을 감안할 때 국가행사는 아니지만 참석할 가치가 있다.
개청식에 대통령이 참석한 전례가 없어 거절한다면 그건 깨져도 무방한 전례다. 1997년 정부대전청사 개청식 때 국무총리를 보낸 것도 잘못이었다. 2005년 남악신도시로 이전한 전남도청의 경우 당초 대통령이 참석하기로 했다가 쌀 비준 등과 맞물려 농민 시위를 우려해 전남도에서 먼저 청와대에 건의해 무산된 전례는 또 다르다.
지금은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 5년간 이명박 대통령은 지구 22바퀴를 돌 정도의 이동거리를 자랑하지만 세종시가 출범하고도 퇴임을 앞둔 시점에야 겨우 방문해 지역과 화해하지 못한 것은 좋지 않은 전례로 기억된다. 대통령이 참석하면 충남도민들로서는 지방 차원의 행사를 중앙정부에서 인정한다는 자긍심도 가질 수 있다. 도민들의 요구에 긍정적인 화답이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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