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처음부터 학교의 취업률 제고를 위해 1년 계약으로 채용된 행정인턴인지는 알았지만 계약만료를 앞둔 심정은 학교에서 용도폐기 처분 당하고 쫓겨나는 것 같아서 서글프다”고 말했다.
각 대학들의 졸업생 교내 취업 부작용이 심각하다.
각 대학들은 취업실적을 올리기 위해 1년 동안 졸업생 가운데 몇십명에서 몇백명씩을 행정 인턴으로 채용했으나 계약 만료를 앞두고 방관하는 분위기다.
19일 대학정보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지역 대학 교내 취업은 한남대가 201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대전대 156명, 목원대 85명, 충남대 58명, 배재대 33명 등 순으로 집계됐다.
2011년 교내 취업도 한남대가 10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배재대 78명, 대전대 73명, 목원대 54명, 충남대 10명 등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재정제한대학 명단에 포함된 배재대를 뺀 한남대 95명, 대전대 83명, 충남대 48명, 목원대 31명 등 나머지 대학들은 1년동안 교내 취업자수를 대폭 늘렸다.
이들 대학들의 교내 취업자수 증가는 정부의 대학 평가 지표 가운데 20%를 차지하는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졸업생들을 행정인턴으로 채용했기 때문이다.
교내 취업자들은 1년 계약 행정인턴으로 전화받기, 복사하기 등 단순 업무 처리를 주로 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대학의 행정 인턴 B씨는 “지난해 졸업당시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해 서울 유명 공무원 입시학원을 수강하려고 했으나 학과에서 행정인턴으로 일할 것을 권유했다”며 “결국 1년동안 시간만 허비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턴들이 1년 후에 다시 취업을 고민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대학들은 정부가 '취업률 조작을 부추기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정부가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을 결정하는 취업률 기준을 4년제 대학은 2011년 45%에서 2012년 51%로 높여 각 대학의 취업률 부담이 커지다보니 취업실적을 부풀리기 위해서 대규모 교내취업을 유도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대전권 대학 한 관계자는 “대학으로서는 조작을 해서라도 취업률을 높여야겠다는 극단적인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다”며 “대학의 잘못도 크지만 대학들의 취업률 부풀리기를 유도한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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