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업들이 사업확장을 위해 투자비용이 저렴한 곳을 찾아 줄줄이 대전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18일 경제단체 및 중소기업 등에 따르면 대전을 대표하는 향토기업들이 공장을 증축하는 과정에서 대전을 빠져나가고 있다.
우선 대전산업단지의 대표 기업인 삼영기계(주)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대전공장을 공주로 이전했다. 삼영기계는 대전공장 이전에 따라 대전 본사를 작년 연말에 이전하게 됐다. 삼영기계 대전공장 내 근로자들 역시 모두 대전을 떠났고, 현재 대전공장은 비어 있는 상태다. 삼영기계는 대전공장에 향후 소규모 엔진부품 생산공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잘 풀리는 집' 화장지로 유명한 미래생활(주)은 청원(현재 세종시)에 부지를 매입해 대덕산업단지 내에 있는 대전공장을 완전히 이전한 상태다. 미래생활 대전 본사 역시 지난해 말 세종시로 이전했다. 청원공장 제품 생산라인은 전 대전공장의 3배 규모다. 미래생활이 있던 부지에는 현재 벤처기업 두모전자(주)가 입주해 있다.
이에 앞서 국내 '족발의 명가'로 불리는 (주)장충동왕족발은 지난 2008년 대전과 진천공장을 통합한 청원공장을 완공했다. 청원군 현도면에 있는 청원공장은 토지면적 3만6172㎡에 건물 면적이 약 8900㎡에 이르는 대규모 생산공장이다. 장충동왕족발의 경우 현재 본사는 대전(대덕구 평촌동)에 있으나, 대부분의 업무와 사업은 모두 청원공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대전의 대표 향토기업 (주)진미식품도 2009년 충북도·괴산군과 함께 투자협약(MOU)을 체결하고, 2011년 말 괴산공장을 완공했다. 괴산공장에서는 고추장을 비롯해 쌈장, 된장, 춘장 등 장류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진미식품 송인섭 회장은 “회사의 본사만큼은 대전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지역 중견기업인 길산스틸(주)은 계룡시에 이미 대규모 공장을 조성했고, 야구배트 제조업체인 (주)맥스(휴즈)도 2011년 금산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이런 가운데 대전시는 중견기업들의 이전에 따른 대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기업들이 이익을 위해 저렴한 부지를 찾는 것은 사실”이라며 “시에서도 산업용지 확보 등을 통해 효율적인 기업유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상공회의소는 “부지 매입 문제와 인재 확보 등 다양한 이유로 타지역으로의 이전을 고민하고 있는 지역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탈 대전 현상'을 막을 수 있는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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