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중진인 허태열 전 의원의 비서실장 내정은 대표적인 예다. 그는 지난 2007년 박 당선인의 경선 패배 후에도 당 최고위원으로 전면에 나서 친박계의 목소리를 냈던 인물이다. 허 비서실장 내정자는 특히 행정고시 출신 관료로 행정경험이 풍부한데다 3선 중진으로서 정무적 감각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앞서 발표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ㆍ박흥렬 경호실장 내장자 등 비정무형의 청와대 실장들에 대한 보완 효과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정기획수석에 내정된 유민봉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의 청와대 입성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인수위 발탁 당시만 해도 깜짝 인사로 여겨졌지만 정부조직개편과 국정과제 선정을 주도하면서 박 당선인으로부터 깔끔한 일처리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 때문에 새 정부의 국정과제와 주요 정책의 추진상황을 점검ㆍ보좌하는 국정기획수석 자리에 적임자로 평가받아 왔다.
곽상도 전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의 민정수석도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으로 참여했으며 인수위 법질서사회안전분과 전문위원으로 임명되면서 당선인의 신임을 증명했다.
홍보수석으로 내정된 이남기 SBS 미디어홀딩스 사장의 경우는 다소 의외의 인선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이 내정자는 사상 처음으로 PD출신의 홍보수석이라는 점에서 향후 청와대 홍보기능이 단순히 언론창구 역할을 하는 것 뿐 아니라 창의성을 바탕으로 보다 광범위한 역할도 맡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이번 새 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에서 성균관대 출신들을 대거 등용했다는 특징도 눈에 띠는 점으로 꼽힌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이날 발표한 청와대 비서실장 및 수석 4명이 모두 성균관대 출신으로 나타났고, 1~2차 인선에서 발표된 총리와 법무장관 후보자도 성대 출신이다.
박 당선인은 이날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청와대 인선에서 허태열 전 의원을 청와대 비서실장에 임명했다. 허 전 의원은 성균관대 법대 67학번으로, 16~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밖에 3명의 수석비서관들도 모두 성대를 졸업했다.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성대 행정학과 교수를 지내다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로 발탁된 바 있다.
민정수석에 임명된 곽상도 변호사도 성대 출신. 법대를 졸업한 뒤 검찰에 입문해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을 역임했다. 대형 경제사건을 전담한 특수통이다. 그러나 검사장 승진에 실패한 뒤 2009년 2월 말 검사 생활을 마쳤다가 이번에 화려하게 재기했다. 이남기 홍보수석은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전남 영암 출신으로 방송 프로듀서(PD)로 활동하다 SBS 미디어홀딩스 사장을 지낸 뒤 박근혜 정부에 합류하게 됐다. 앞서 지명된 정홍원 국무총리(69) 후보자는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사시 14회로 법조계에 입문했다. 같은 법조인 출신인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경기고-성대 법대를 나와 사시 23회로 검찰에 투신했다.
서울=김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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