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사 선발시험 비리가 드러나면서 교육자들의 범죄행각이 범죄조직을 방불케 해 충격을 주고 있다.
아이들의 미래를 맡고 있는 교육계의 비리가 양파껍질처럼 벗겨지면서 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시민 모두 할 말을 잃을 정도다.
장학사 시험 응시자 섭외, 출제위원 포섭 후 유출한 문제 출제유도, 철저한 수사대응 요령, 대포폰 사용 등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치밀한 범죄행각에 경찰조차 혀를 내두르고 있다.
경찰수사로 밝혀진 부분만 해도 충격적이다. 시험응시자 중 지인, 동아리, ROTC 선후배, 과거 함께 재직했던 동료교사 등을 포섭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들은 사전에 문제를 유출, 출제위원 중 일부를 포섭해 응시자에게 유출한 문제가 출제되도록 유도했다. 대가로 합격자들에게 1000만원~3000만원 등 2억6000여만원을 챙겼다. 구속된 장학사는 검은돈을 직접 관리하지 않고 지인에게 관리하도록 부탁했다.
경찰수사가 시작되자 이들의 범행은 더 치밀해졌다.
구속된 장학사는 합격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경찰수사에 조직적으로 대응했다. 교육자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경찰이 확보한 블랙박스 영상에 이러한 사실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모른다. 나한테 불리한 진술은 거부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거부해라. 잘 모르겠다고 나가라”고 밝혔다.
또 “조사를 5번 정도 읽어라. 나한테 유리한 쪽으로 말을 바꿔라. 휴대용 녹음기를 가져가 비아냥거리는 것을 녹음을 해둬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초지일관 끝까지 부인해라”고 대응요령을 주문했다. 사건을 은폐하고자 조직적으로 대응한 정황이다.
주민 박모(39ㆍ홍성 거주)씨는 “옛말에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고 했는데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지 걱정이다. 수사기관에서 모든 사실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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