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구 서산문화원 명예원장(서산문화발전연구원 이사장) |
부석사의 불상이 대마도에 가 있는 것을 오래전에 알고 난 뒤 어떻게 불상을 되돌려올 수 있을까 하는 소망으로 두 차례나 현지를 답사, 물밑작업을 해 오던 차에 어쩌면 다행스럽게도 하늘이 도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졸견을 밝혀본다.
관세음보살상의 복장품에서 조성기가 나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주목해야 한다. 조성기에는 서산 부석사에서 영원토록 관음상을 공양하겠다는 내용만 있고 부석사에서 관음사로 이안한다는 내용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또한 관세음상이 봉안됐던 관음사에 서산 부석사의 또 다른 불상이 보관되었다는 사실에서 이는 한절에 있던 불상이 함께 일본으로 건너갔다는 점은 일본의 또 다른 약탈의 증거가 되고 있다. 일본에 선물로 주었다거나 기증할 목적이었다면 한절에서 두 개의 불상이 한꺼번에 건너간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즉, 한 절에서 제작된 불상들이 똑같이 그 곳에 보관됐다는 점은 두 개의 불상을 같이 가져갔다는 증거이며 약탈을 입증한 것이다.
일본은 소유권을 주장하며 국제법을 들어 되돌려달라고 하는데 그에 앞서 이 불상이 왜 관음사에 있게 된 것인지 그 경위와 사실을 먼저 제시하지 않고서는 약탈이 아니라고는 못 할 것이다.
부디 당사자(한국과 일본)간에 진지하고 심도 있는 사실을 밝혀내는데 성의 있는 자세로 최선을 다 해야 할 것이다. 6만 여점의 우리 문화재가 아직도 일본에 소장되고 있다는 사실에 이 불상 하나의 결과가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아 정당한 귀결을 요망한다.
양자 간에 앞을 보는 긴 안목으로 이 사안을 다루어 주기를 바라면서 서로의 명분을 찾자는 제안을 감히 한다. 그 제안은 바로 이것이다.
이 불상과 똑같이 그보다 더 훌륭하게 불상을 조성해서 관음사 그 빈자리에 봉안하자는 것이다. 이것을 계기로 양 지역 간의 선린 우호 교류의 상징으로 하여 영광된 공동번영의 발원을 모처럼 정당한 수교로 향후 100년, 500년 더 나아가 자랑스럽고 값진 문화유산으로 남겨주는 새 역사를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이국 땅에서 외롭게 고행을 하신 부처님! 부석사로 봉안되기를 간절히 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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