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사 시험유출 '조직적 범행' 드러나… 핵심 장학사 2명 구속영장 발부

2억6000만원 거래정황 속속

<속보>=경찰이 수사 중인 충남교육청 장학사 선발시험 비위사건에 대한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수사대상자도 당초 20명에서 모두 26명(합격자 18명, 논술 4명, 장학사 3명, 다른 유출경로 1명)으로 늘어나는 등 조직적 가담 의혹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충남경찰청은 14일 장학사 선발시험 문제유출을 주도한 혐의로 충남교육청 소속 장학사 A(50)씨 등 2명에 대해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날 A씨 등 2명에 대해 영장실질 심사를 거쳐 오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유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 등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현재까지 범행을 주도했던 B씨, 돈을 건네고 문제를 유출 받은 교사 C씨까지 모두 4명이 입건됐다.

▲문제유출 대가 개인당 1000만원~3000만원=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지난달 구속된 B씨와 지난해 6월 14일 시험 응시자에게 문제를 유출한 대가로 개인당 1000만원에서 3000만원을 받아챙겨 응시자 18명(중등 16명, 초등 2명)으로부터 총 2억6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경찰은 이 가운데 수사착수 이후 일부 돌려준 금액을 제외한 2억 3800만원을 B씨의 지인으로부터 압수조치했다. 응시자 중 논술시험 면제자는 1000만원, 경력이 있는 자는 2000만원, 그렇지 않은 경우는 3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B씨의 지인은 'B씨에게 돈을 맡아달라는 부탁만 받았다. 어떤 돈인 줄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포섭대상 응시자를 선정할 때 시험준비자 중 지인, 동아리, ROTC 선·후배, 함께 재직했던 교사 등을 대상으로 접근했다.

▲장학사, 출제위원 등 조직적 범행 정황=경찰은 A씨 등에게 포섭돼 범행에 가담한 출제위원(논술 2명, 면접 2명)과 돈을 주고 합격한 17명도 추가 입건할 예정이다. 포섭된 출제위원들은 이들이 사전에 응시자에게 배포한 문제가 출제과정에서 결정되도록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학사시험문제는 두 가지 경로로 유출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우선 구속된 A씨가 주도한 중등분야 시험이다. 초등분야도 다른 경로를 통해서 문제유출 정황이 확인된 만큼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A씨 외에도 추가로 범행에 개입한 관계자가 있는지 밝히는데도 수사를 주력할 방침이다. 범행에 사용한 14개의 대포번호 중 실사용자가 확인되지 않은 번호를 확인, 사건에 연루된 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은폐 위해 경찰수사에 대응=구속된 B씨는 지난해 말 합격자들을 만나 경찰수사에 조직적으로 대응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이 압수한 차량 블랙박스에는 '불리한 진술을 거부하라, 잘 모르겠다, 기억이 안 난다고 해라, 수사받는 내용을 녹음을 해둬라' 등 수사 대응요령을 주문한 영상이 녹화돼 있다. 사건을 은폐하고자 조직적으로 대응한 정황이다.

B씨는 문제 유출과정에서도 응시자를 개별적으로 만났고 수사과정에서도 개인적으로 만난 대응요령을 설명했다.

조대현 충남청 수사2계장은 “추가로 범행에 개입한 관계자가 있는지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