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수사결과, 문제가 된 장학사 시험 합격자 가운데 상당수가 충남교육청이 매년 학업 향상 기여도 등을 기준으로 선정하는 '으뜸교사'의 동호회 소속이었다. 능력과 비전을 겸비한 능력 있는 교사들이 곧바로 범죄의 대상이 됐다니 더더욱 놀라울 따름이다.
뿐만 아니라 예전 근무지의 동료교사나 교육청 내 동아리 회원, 고향 선후배, 가까운 지인 등 연결고리가 확실한 교사들만 범행에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교육자라고 자처해온 사람들이 완전범죄를 꿈꿔 왔던 셈이다. 경찰 수사결과만 보더라도 이번 사건은 그 뿌리가 깊지 않나 하는 추측마저 낳게 한다.
특히 이번 사건은 주도자 이외에도 출제위원,시험응시자에 이르기까지 범행 가담자들이 광범위할 뿐 아니라 대포번호 14개가 이용되는 등 그동안 흔히 봐왔던 단순범죄와는 달리 지능적이고 치밀하게 자행돼왔던 것이다. 게다가 사건의 은폐를 위해 경찰 수사에 조직적으로 대응하는 정황까지 드러나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를 비롯한 시민들의 실망감은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일찍부터 한국의 높은 교육열에 대해 자주 언급해 왔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범죄가 대한민국 교육계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났다는 사실을 안다면 과연 어떤 생각을 갖게 될는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때문에 경찰 수사가 더욱 철저히 이루어지길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철저한 수사만이 이 같은 불미스런 범죄의 재발을 막는 길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 삼아 교육계의 도덕성 회복운동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길 바란다. 이럴 때일수록 교육계 원로들이 먼저 나서서 자성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번 비리사건의 많은 부분이 사실로 밝혀진 만큼 더 늦기 전에 분위기를 다잡고 패닉상태에 빠진 교육계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 일선 교육현장에서 땀흘리는 교사들의 노고를 생각해서라도 도덕성 회복운동 선포는 빠를수록 좋다. 그것이 곧 교육계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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