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감독은 대만 전지훈련에 앞서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류감독이 언급한 '발야구'를 이끌 주역은 과연 누가 될까. 역시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할 테이블 세터들이 해줘야 한다. 현재 대표팀 명단으로 보면 이용규(28ㆍKIA)와 정근우(31ㆍSK)가 선봉에 설 가능성이 높다. 역대 국제대회에서 이들은 1, 2번에 주로 배치됐고, 하위 타선에서도 대표팀의 기동력을 끌어올렸다.
▲이용규 “이번에도 헬멧 투혼”=이용규는 류중일호의 톱타자가 유력하다. 무엇보다 발이 빨라 상대 수비를 괴롭힐 1번 타자로 제격이다. 지난 시즌 이용규는 44도루로 생애 첫 이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
득점왕(86개)까지 2관왕에 올랐던 이용규는 타율 2할8푼3리(19위), 출루율 3할7푼7리(12위)도 괜찮았다. 특히 삼진과 볼넷 비율이 0.58(38개/66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었다. 이용규는 특유의 커트로 삼진을 많이 당하지 않는 선수로 유명하다. 끈질긴 승부로 상대 배터리를 괴롭히고 도루로 수비를 흔든 뒤 득점까지 많이 했다는 뜻이다.
국제대회에서도 준족을 자랑했다. 이용규는 현재 대표팀에서 정근우(11개)에 이어 국제대회 도루 2위(7개)다. 하지만 이용규는 최근 대회인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이후에만 7도루를 기록했다. 정근우가 한국시리즈 우승팀 자격으로 출전한 아시아시리즈에서만 4개, 2006년 이전 국제대회에서 3개의 도루를 올린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팀 내 1위다.
특히 이용규는 지난 2009년 2회 WBC 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개의 도루를 추가한 데다 일본과 결승전에서 헬멧이 부서지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도루를 시도해 '헬멧 투사'로 불리기도 했다. 1년 전 베이징올림픽 때는 쿠바와 경기에서 기습번트로 상대 투수의 악송구를 유도하는 등 빠른 발의 위력을 떨쳤다.
▲정근우 “주루 센스, 내가 최고”=정근우는 자타가 공인하는 야구계 재간둥이다. 정교한 타격에 발도 빠른 데다 야구 센스까지 일품이다. 현재 대표팀에서 국제대회 도루가 가장 많다. 베이징올림픽과 2009년 WBC,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등 최근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도루를 올렸다.
무엇보다 여러 차례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를 뽐냈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가 압권이었다. 정근우는 미국과 첫 경기 9회말 이택근의 2루 땅볼 때 과감한 홈 쇄도로 천금의 동점을 만들었다. 류중일 감독이 원하는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였다. 이외에도 상대 포수의 태그를 피하는 절묘한 슬라이딩 기술을 자랑했다.
현재 대표팀 내 국제대회 득점 1위다. 정근우는 55경기에서 51점을 올렸다. 2위는 이용규(39점, 35경기)다. 출루하면 그만큼 득점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국내 프로야구에서 정근우는 타격 부진(2할6푼6리)에도 도루 13위(22개)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삼진과 볼넷 비율도 0.7(33개/47개)로 이용규에 이어 2위였다.
이외 류중일 감독이 2번 타순으로 고려하고 있는 이진영(LG)을 비롯해 강정호(넥센), 김현수(두산), 김상수(삼성), 전준우(롯데) 등도 발야구에 가세할 기세다. 이진영은 최근 두 시즌 한 자릿수 도루에 그쳤지만 통산 96도루를 올릴 만큼 주루 센스는 갖췄다. 지난 2009년 WBC 때도 도루를 기록했다.
강정호는 지난 2006년 프로 데뷔 후 6시즌 동안 12도루에 그쳤지만 지난해만 무려 21번이나 베이스를 훔치며 생애 첫 20홈런(25개)-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김현수는 베이징올림픽에서만 2개의 도루를 올린 바 있다. 김상수와 전준우는 국제대회 경험이 적지만 지난 시즌 각각 도루 9위(25개), 15위(21개)에 오를 정도로 빠른 발을 검증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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