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미혼모의 수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한국여성정책 연구원에서는 우리나라 미혼모의 수를 약 2만 6000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2008년 보건복지부의 통계를 보면 매년 5000~6000명의 미혼모가 발생한다고 한다.
근래에는 출산율 저하와 인구 감소 문제가 맞물려 낙태 시술을 회피하는 병원이 늘어나 미혼모의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또한 까다로워진 입양 절차와 미혼모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대부분의 미혼모 아기들이 입양되었던 예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양육모가 늘어가는 추세에 있다.
한국의 혼인 외 출산율은 1%수준으로 프랑스 32%, 영국 31%, 스웨덴 52%, 미국 27% 등 외국과 비교할 때 비교적 낮아 아직은 큰 사회문제는 아니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외국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미혼모에 대한 사회 지원 시스템이나 아직 까지는 우리나라 통념이 미혼 여성의 혼전 임신에 대해서는 비교적 너그러운 편이나 혼전 출산에 대해서는 좋지 않게 보는 경향 등이 미혼모로 하여금 대부분 중절 수술을 선택하도록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오늘날과 같이 성적 자극이 만연되어 있는 사회에서 혼전 성행위를 경험할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지고 있다. 미혼모들만이 성적으로 개방적인 것은 아니며, 또한 혼전 성행위가 있다해서 모두 미혼모가 되는 것도 아니다.
혼전 성행위를 통해 임신 및 출산에 이르는 데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게 되며, 피임이나 임신 중절, 결혼을 통해 미혼모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은 이러한 기회를 갖지 못하거나 이러한 기회로부터 차별적으로 소외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혼모에 대해 일방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것이 아니며, 그들이 사회적 여러 기회로부터 소외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집단이라는 관점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대전 지역의 미혼모 보호시설은 6개정도이고 그 중 하나가 필자가 20여 년 동안 분만을 도와주고 있는 자모원이다.
자모원은 성 황석두 루까 선교 형제회를 설립한 청주교구의 사제 김동일 신부가 세운 미혼모 보호시설로 우리나라 최초로 미혼모의 분만을 체계적으로 도운 단체이다. 한 생명이라도 살리고자 하는 마음들이 모여 1991년에 대전에도 자모원 상담실이 개설 되었고 점차 그 시설이 확충되어 현재는 가톨릭 대전교구로 이관되어 운영되고 있다.
대전자모원에서는 수녀님과 자원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1년 이상의 미혼모 숙식 제공 및 상담, 의료지원, 교육지원, 정서안정 프로그램, 성, 생명교육, 자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간 1000여 명의 미혼모들이 대전자모원의 도움을 받아왔다.
점점 개방화되는 사회에서 미혼모의 증가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사회 문제라 할 수 있다.
이에 미혼모란 표현보다는 미성년 자녀 양육을 실질적으로 하면서 배우자 없이 사는 사람들을 독일 등 유럽에서와 같이 한부모 혹은 독신부모로 부름으로써 사회가 그들을 수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국가가 앞장서서 미혼모 보호 및 자립을 위해 미혼모 시설에 대한 적극적이고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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