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행정도시 기능에도 잘 어울리는 만큼 부처 입지 재조정을 검토할 만하다. 실리적으로는 더욱 그렇다. 정부부처 이전과 맞물린 현실적 고려나 행정도시의 상징성에 걸맞다. 이전 정부부처와 해당 지자체 사이의 공감도 주로 여기에서 나왔다. 다만 안전과 행정 기능의 분리 등 기술적인 난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지방자치 강화, 특히 중앙과 지방의 가교라는 대의적 측면에서 공감대 확산이 가능한 주장이다. 이전 부처의 업무 여건 향상과 세종시의 조기 안착을 위해서도 이전에 따른 실익은 크다. 또한 정부부처 간, 지방 간의 협업과 협력 모색에 좋은 효율적인 카드다. 세종시를 효율의 핵심으로 만드는 과제 수행에도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선진 지방자치의 실현, 신뢰받는 지방재정, 지역경제 활성화, 서민생활 안정 등 어떤 본분도 행안부의 세종시 이전 불가 사유로는 부족하다. 정부 분산을 극복할 고품질의 디지털 정부 구현에도 세종시 입지가 더 합리적이다. 안전 인프라 강화 때문에 단안을 내리기 어려우면 중장기적으로 다룰 수는 있다. 그 대안의 하나가 부분 입주다.
이 경우에도 물론 행안부 조직의 13% 규모로 강화된 2차관 산하 재난안전실 기능 조정은 선행돼야 할 것이다. 행안부가 세종시에 이전하지 않는 이유는 전신인 행정자치부가 외교, 안보, 치안, 재난을 맡는 부처들과 더불어 이전 기관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외교, 통일, 법무, 국방 등 수도 기능 수행을 고려한다는 헌재 판결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세종시가 실제 수도 기능을 분담한다는 점에 착안하면 이전 부처 규정 여부는 불변의 진리는 아니다. 수도권 단일 동선이 세종시 탄생으로 복합 동선이 된 이상 국가 기능의 축도 바뀔 것이다. 사회안전 기능을 총괄한다는 '안전행정부' 개편 취지는 살리되 지방시대를 주도할 세종시 시대의 여건 변화를 적극 수용해봄 직하다. 지방의 책임성 강화, 세종시 성공이 지방분권의 미래인 점에서도 세종시 이전의 당위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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