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가슴이 아픈 일이라 찾아가 위로해줬다.”
결국 진심은 통했다. 비록 정치적인 행동이었지만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작전이 성공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동메달 수여를 확정한 박종우는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일본과의 동메달결정전이 끝난 뒤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적힌 응원도구를 들고 경기장을 뛴 탓에 메달 수여가 보류됐던 박종우는 12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징계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자신의 메달을 되찾았다.
징계위원들은 박종우의 행동이 정치적인 행동이었다는 점을 명백히 하면서도 계획된 행동은 아니었다는 선수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메달 수여 확정과 관련한 어떠한 공식 행사도 치르지 말 것과 함께 박종우와 대한체육회에 두 번 다시 같은 사건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엄중하게 경고했다.
자칫 메달이 박탈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박종우가 IOC 징계위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던 결정적인 한 방은 무엇이었을까. 당사자인 박종우는 자신의 진심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끝난 뒤 실망감에 그라운드에 주저 앉아 있던 오츠 유키(묀헨글라트바흐)를 위로하며 일으켜 세운 장면은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가 단순한 우발적 행동이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징계위원회에 참석한 모두가 영상을 통해 이 장면을 지켜봤다.
6개월 가량 마음 고생을 해야 했던 박종우는 당시에 대해 “일본 선수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가슴이 아픈 일이라는 생각에 찾아가 위로해줬다”고 회상했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이번 결정은 박종우의 행동이 우발적이며 즉흥적이었다는 것을 인정한 결과다. 경기 중 상대 선수를 향해 보여준 뛰어난 스포츠맨십도 결정에 큰 몫을 했다”고 설명했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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