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민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학처장 |
이같은 과학기술행정체계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는 연구비와 연구원 수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강대국형인 분산형은 국가 연구개발비가 1200억달러 이상, 연구원 수가 60만 명 이상을 초과하는 경우의 국가들이 채택하는 형태로 미국과 일본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중강국형인 연구회형은 독일과 영국이 대표적이다. 독일은 성격별로 연구회를 가지고 있는데, 기초연구는 막스플랑크재단, 산업적 응용연구는 프라운호퍼재단, 대형연구소는 브루리스트연구회, 연방정부연구기관 등 4개로 구분되어 운영되고 있다.
세번째로는 중소형 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단일형이 있는데, 국가 연구개발비와 연구원을 하나의 부처가 관리함으로써 연구의 중복을 방지하고 국가의 전략적인 연구개발 분야를 선택과 집중에 의한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단일화된 운영 형태를 가지게 된다. 대표적인 국가로는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등이 있으며, 국가연구개발위원회 또는 국가연구개발협회 등 한 개의 연구 대행기관만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우리나라는 1966년 KIST가 설립되고, 1967년에는 과학기술처가 출범하면서 국가연구소를 과학기술처가 집중, 관리하는 단일형으로 출발했으나, 1970년대 중화학공업의 육성정책에 따라 KIST는 기계, 화학, 전자통신, 표준, 전기 등의 전문연구소로 분화되고 타 부처의 연구개발비 증가로 분산형의 목소리가 높아지게 된다. 이후 1999년 현재의 연구회 체제가 출범하면서 우리나라 과학기술행정체계는 연구소 관리는 연구회형, 연구비 배분은 각 부처에서 담당하는 혼합된 형태를 가지게 됐다.
과학기술청이나 과학기술처를 타 부처에 접목시키는 형태는 국제경쟁력의 상황에 따라 두 가지의 경우가 있다. 기초연구가 강한 국가는 과학기술청을 산업부 등에 결속시키게 되는데, 대표적인 국가는 미국과 영국이라고 할 수 있으며, 1990년대에 무역적자가 심화됨에 따라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과학기술청을 상무성이나 경제산업성으로 등으로 이관하게 된다. 이와 반대의 형태로는 전통적으로 산업기술 경쟁력이 강하고 무역 흑자국인 1990년대의 독일과 일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국가들은 과학기술청을 교육부처에 합치게 되는데 일본의 문부과학성이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이같은 관점에서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로 출범한 것은 부총리급인 과학기술부를 공중분해하는데 급급해 과학기술 연구개발을 교육기능 및 산업진흥에 어떻게 접목하고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비책이 부족하였다.
2013년에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는 산업자원부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본래의 과학기술부 기능을 떼어내서 국민경제의 기여도를 접목하여 미래창조과학부로 출범을 주창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국가의 효율성은 단순한 정부부처의 통폐합이나 이합집산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과학기술 역량을 인력개발, 산업기술 진흥이라는 다양한 수요에 연계시키는데 목적이 있으므로 국가적 환경과 대내외적인 여건 변화에 따라 약간 씩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에서는 국가 과학기술 수요와 기능을 잘 접목하고 조직의 효율화로 지식정보화 시대를 선도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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