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우]한국의 스모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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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우]한국의 스모그

[중도춘추]이영우 목원대 전자공학과 교수ㆍ국제환경관측센터장

  • 승인 2013-02-13 14:06
  • 신문게재 2013-02-14 20면
  • 이영우 교수이영우 교수
지난 1월 말 한반도 전역에 뿌연 잿빛 안개가 하늘을 덮었었다.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스모그였다. 중국 대기의 공해물질은 황사와 함께 유입되어 왔으나 이번처럼 북경의 스모그가 국경을 넘어 우리나라에 나타난 현상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 향후 우리나라와 일본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립환경원 보고에 의하면 이번 우리나라에 발생한 스모그 안에는 상당량의 중금속 유해물질이 섞여있었다고 한다. 산업화에 매진한 중국은 환경에 관한 규제수준이 비교적 낮다. 새롭게 당서기로 취임한 시진핑도 2020년까지 중국의 소득 수준을 현재의 2배로 한다고 하니 중국의 대기환경은 지금보다 훨씬 악화될 것이고 따라서 한국은 중국 성장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게 될 것이다.

필자의 연구실은 '라이다(LIDAR)'라고 하는 대기관측용 레이저시스템으로 지상 16~18㎞까지의 황사 및 기타먼지 등을 실시간 관측해 전 세계의 대기 관측 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우리가 관측하고 있는 황사는 중국으로 부터의 대기이동 실체를 정확히 볼 수 있는 대상물질이다. 중국 네이멍구와 몽골에 걸쳐있는 고비사막은 한반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황사발생 지역이다. 특히 고비사막에서 발생되는 황사는 중국의 오염된 대기를 지나오며 대부분 5일 이내에 한반도에 다다른다.

중국에서 발생되는 대기오염물질들은 상당수 한반도에 내려앉거나 일본으로 향한다. 따라서 중국의 대기오염을 강 건너 불 구경하 듯 할 수 없다. 우리 국민들의 생존과 건강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스모그는 특히 호흡기와 눈 등에 상당히 해로우며 장기적으로 접할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 모를 정도로 두려운 환경 재앙이다. 따라서 정부 당국에서는 가장 비중 높게 대책을 세워야 할 사안으로 사료된다.

1992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선언한 '타국의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의무'에 기초한 '오염자부담의 원칙(PPP)'이나 '확대생산자책임(EPR)'등의 원칙에 입각해 중국과 협상을 진행해 나가야 하겠지만 이와 같은 해결방법은 장기간의 외교적 노력을 요하며 중국 스스로도 단기간 내에 효과를 볼 수 있는 해결책이 나오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정치적 해결은 병행 진행시키면서 우리나라의 대기환경 오염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불행한 사태를 예견하고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정책이라도 빨리 수립해야 할 것이다. 중국으로부터의 스모그는 중금속 등의 유해물질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번 같은 스모그현상이 발생할 경우에는 신속히 '스모그주의보'나 '스모그경보'등을 발령해주었으면 좋겠고, 어린 학생들의 휴교와 같은 보다 적극적 대책을 취해 주기를 당부한다. 관계 당국은 제발 “호흡기 질환자나 노약자는 출입을 삼가고 건강에 유의해주기 바란다”라고만 하지 말고 미세농도의 정량적 수치에 따른 정확한 행동 지침 등을 국민에게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최근 여러 번 발생되고 있는 대기 중 유독가스 누출 사건 등을 미루어 짐작컨대 우리나라에는 이와 같은 환경재앙에 대한 매뉴얼이 부재함을 알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시판되는 많은 공산품이 중국에서 생산되며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처럼 많은 공업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케 하며 그들만을 탓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도 과거 똑같은 길을 걸어왔고 지금의 우리는 또 얼마나 대기의 환경보존을 위해 노력해왔는지 우리 스스로 잘 알고 있기에 이 부분에 있어서 자유롭지 못하다. 타국의 책임추궁도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도 반성해야 될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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