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피해 민사소송전 본격화, IOPC 국내 재판결과 이의제기에 주민 9만여명 맞소송

IOPC 국내 재판결과 불복 이의제기 이어 주민 9만여명 “피해액 늘려달라” 맞소송

서해안 유류오염사고의 배·보상 금액 최종 결정을 위한 '민사 소송전'이 본격화됐다.

국내 사정재판 결과에 불복한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이 먼저 6만3000여명 규모의 이의 소송을 제기하자, 피해주민 채권자 측에서도 이보다 3만명이 많은 9만여명의 소송장을 제출한 것.

11일 대전지법 서산지원과 피해주민 등에 따르면 국내 사정재판 결정에 대한 '이의의 소' 제출 마감일인 지난 8일까지 피해주민 채권자 측에서는 모두 9만여 명의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청구액 대비 사정액이 과도하게 낮게 책정된 것에 대해 피해주민들이 불복한 측면도 있지만, 국제기금측의 소송에 맞불 성격의 의미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협 조합원이 아닌 개인 채권자 800명중 500명 가량도 소송장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태안군은 개인 채권자의 이의 소송을 위해 군 차원에서 무료 변호인을 준비했으며, 서산·홍성·당진지역 개인 채권자는 대부분 소송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안 유류피해민총연합회 문승일 사무국장은 “유류사고 가해자 보험사 성격의 국제기금이 1500억원을 부담하지 않기 위해 피해주민들과 싸우자는 것에 분노가 치민다”며 “피해주민 채권자 중에서는 유류오염사고 발생후 사망자가 3000명에 달한다. 호적등본 첨부 등 이를 보정하기 위한 복잡한 절차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제기금측은 지난 5일 국내 재판부가 산정한 피해금액을 줄여 달라며 6만3000여명 규모의 이의 소송을 제기했다.

유류오염사고 발생후 피해주민들이 신청한 제한채권 건수와 금액은 각각 12만7483건, 4조 2271억원이며, 국제기금은 사고후 5년에 걸친 사정작업을 통해 5만7014건, 1824억원을 피해금액으로 인정한 바 있다.

국내 재판부인 대전지법 서산지원은 지난달 16일 사정재판 결정문에서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유류오염 사고로 인해 주민 피해금액은 4138억원, 해양복원사업비 등 정부와 지자체 채권액 2174억원, 방제비 1029억원 등 모두 7341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공표했다.

국제기금과 피해주민들의 민사소송 제기에 따른 첫 변론일은 올 상반기를 넘길 것이란 전망이다.

서산지원 관계자는 “양측에서 소송을 제기하다보니 중복자가 많아 이를 선별해야 하고, 사망자 파악, 청구내용 보정, 인지 보정 등의 절차를 거쳐야해 오는 4, 5월은 돼야 첫 변론날짜가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태구· 태안=김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