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교육청 정문. |
자신의 출세를 위해 교사로서의 자존심과 신념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친 셈이다. 교단에서 제자들에게 커닝하지 말라며 위엄을 보였을 이들이 정작 자신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정하게 시험을 치른 것이다.
일부 교원의 문제가 아니다.
수사과정에서 문제가 된 특정시험 문제가 한 번도 모자라 두 번씩이나 유출된 것이 밝혀졌다. 출제 위원이 소집되기 전에 시험 문제가 새어나간 사실도 확인됐다. 더욱이 수사 당국의 수사를 대비해 수사 선상에 있던 용의자들이 거짓말 탐지기 대안요령 등을 공유하려 사전에 회동을 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이같은 점들은 지금까지 구속된 장학사와 일선학교 교사 등 2명 외에 또 다른 가담자가 있었다는 증거다. 조직적 유출시도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검ㆍ경은 소위 '윗선'을 캐고 있다.
수사결과에 따라 지금까지 밝혀진 것보다 더욱 놀라운 일이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연 어디까지가 끝이고 이번 사건의 배후는 누구란 말인가.
분명한 것은 그릇된 생각을 했던 일부 교원과 충남교육청의 허술한 관리가 이번 사건의 원흉이었다는 점이다. 내부 인사가 시험문제를 내고, 채점하고서 합격자를 가리는 현 제도에선 부정이 개입할 소지가 다분하다. 출제위원들이 합숙하면서 외부를 자유롭게 드나들고 외부인과 접촉한 점도 허점이다. 뒤늦게나마 충남교육청이 전문직 시험제도와 관리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에 착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잘못된 점은 하루속히 고쳐야 한다.
전쟁의 잿더미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을 있게 한 원동력은 다름 아닌 교육의 힘이었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21세기 글로벌 경쟁의 파고를 이겨낼 힘도 교육에서 나옴은 두말할 나위 없다. 교육자와 교육 당국이 바로 서야 하는 이유다. 범위를 좁혀서 보면 충남의 발전은 충남교육에 종사하는 교원과 충남교육청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다.
위기가 곧 기회다. 어차피 도려내야 할 '썩은 살'이었다면 오히려 이번 사건이 터진 지금이 확실하게 '대수술'을 할 수 있는 적기다. 땅에 떨어진 신뢰를 바로 세우는 충남교육의 저력을 기대해 본다.
강제일ㆍ교육체육부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