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샌프란시스코 '구글 개발자 회의'에서 구글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은 특이하게 생긴 안경을 쓰고 등장했다. 바로, '구글 글래스'였다. 이는 GPS(위성항법장치)와 안경에 붙은 카메라를 이용,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는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면 다음 버스 도착 시간을 알려주고 하늘을 보면 날씨 예보를 알려준다.
애플도 최근 관련 특허를 취득하며 HMD(Head Mounted Display) 경쟁에 가세했다. '아이 글래스'로 알려진 애플의 HMD는 의사 전용의 헬스케어 장비나 콘텐츠 이용 디바이스가 될 전망이다. 일본의 광학전문기업 올림푸스도 비슷한 형태의 시제품을 공개했다. 올림푸스의 HMD 'MEG4.0'는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 등 컴퓨터 기기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ETRI는 지난해 7월, 실세계와 가상세계에서 사용자가 경험으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안경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바로 나의 과거경험으로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이다. 나의 시선과 행동을 분석해 개인 경험의 모델링을 통해 미래 행동의 예측이 가능한 신개념 인터렉션 기술인 것이다. 예를 들어 해외출장을 갈 때 출장 목적만 알려주면 사용자의 선호도를 기반으로 스케줄을 짜준다. ETRI는 2019년까지 이 기술을 실용화할 예정이다.
ETRI는 지난주에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바로 EGD였다. Eye Display Display다. 3D 객체에 살아있는 느낌을 줘 가상공간으로 이동시킨다는 것이다. 일명 '디지털 그래피티(Graffiti) 캔버스'다. TV 모니터에 나비 모양을 스프레이 분무기로 뿌리듯 색칠후 나비를 터치하면 내가 그린 호랑나비가 훨훨 난다. EGD를 끼고 고개를 오른쪽으로 90도 이동하면 TV 화면을 떠나게 되는데 이때부터가 신천지가 열린다. 바로 내가 낀 안경속으로 나비가 들어오는 것이다. 디스플레이간 연동이 된 것이다. TV속에 있던 나비가 TV를 뛰쳐나와 내 안경속에서 날며 노는 것. ETRI는 이처럼 또 다른 디스플레이로 이동하는 기술은 세계 최초라고 밝혔다.
이처럼 안경만 끼면 가까운 나의 미래도 볼 수 있고 화면속의 나비로만 여겨졌던 것도 이젠 날아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따라 'ETRI 글래스'에 대한 관심도 폭증하고 있다. '글래스' 부문에 대해 누가 먼저 무주공산을 선점하냐에 따라 향후 시장판도도 크게 바뀔 것이다. 이러한 기술들은 머지않아 상용화 되어 우리 곁에 바짝 다가올게 분명하다. 이런 기술 하나 하나가 모여 또 다른 IT융합의 총아가 될 때 비로서 미래를 다룬 SF영화도 실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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