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파트는 OO브랜드이니깐 믿을 수 있겠지?”
10여년의 전세 아파트 신세에서 벗어나 드디어 내집 마련의 꿈을 갖게 된 주부 오미영(42ㆍ가명)씨는 분양아파트 선택시 브랜드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브랜드가 좋으면 아파트도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지역 건설업체나 중소규모의 건설업체가 건설하는 아파트에는 시선을 주지도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역건설업체나 중소건설업체들이 실속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분양아파트 선택 시 브랜드와 실속 모두를 따져봐야 한다. <편집자 주>
▲브랜드는 4년 연속 래미안, 자이, 푸르지오가 톱3=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 114'는 지난달 말 아파트 브랜드와 관련된 이슈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부동산 114는 이번 분석 자료를 발표하기 앞서 지난해 12월 12~31일 소비자 739명을 대상으로 37곳 업체의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및 인지도를 조사했다.
이 결과, 아파트를 구입할 때 특정 브랜드 선택의향이 10명 중 6명으로 낮아졌다.
'아파트 브랜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는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는 4년 연속 래미안, 자이, 푸르지오가 순위 톱3를 차지했다.
브랜드에 대한 단순 인지도를 살펴보는 설문에서는 대우건설 푸르지오가 94%로 90%대 인지도를 갖춘 유일한 브랜드로 나타났다.
이같은 특정 브랜드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 가운데 '품질 및 기능우수'와 '시공건설사 호감도'는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투자가치ㆍ광고와 관련된 응답자의 선호도는 다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의 아파트 가격하락 현상과 건설업체의 잇따른 부도에 수요자들 역시 이제는 추상적인 광고 이미지에서 비롯된 브랜드를 찾기보다는 어느 정도 대형업체에 대해서도 실속을 찾아나서는 분위기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와 관련해 대형건설업체가 단연 순위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에 대한 전반적인 가치 변화는 적은 상태라는 게 건설업계의 시각이다.
한 대형건설업체 임원은 “그동안 아파트 건설업체들은 광고를 통해 보다 나은 생활을 할 수 있고 부유해질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관심을 가져왔다”며 “이제는 소비자의 요구가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이미지만을 강조하지 않고 수요자에 맞는 최적화된 아파트 공급에 역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속형 아파트 건설에 매진하는 지역건설업체=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는 그동안 광고를 쌓아놓은 것이 아닌, 수요자들의 입맛에 맞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지역건설업체들의 약진이 진행중이다.
지역에서도 그동안 대형건설업체의 아파트 브랜드에 밀려 분양시장에서 서러움을 겪어왔던 지역건설업체들은 저마다의 특색으로 이제는 분양시장에서 대형업체와 나란히 어깨를 견주고 있다.
계룡건설의 계룡리슈빌은 동탄2신도시에서의 성공적인 분양과 함께 지난해 대전 노은3지구 아파트를 통해 수요자들이 원하는 요구에 바짝 다가섰다.
노은3지구의 경우, 상당수의 분양계약자가 주말농장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텃밭을 제공하는 등 특색있는 서비스로 수요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금성백조주택 역시 전문적인 주택건설업체로 지내왔던 시절에 쌓아온 노하우를 통해 주부들의 입맛에 맞춘 아파트 건설에 앞장서고 있다. 또 동탄2신도시에서는 힐링마크금성백조예미지라는 브랜드를 통해 친환경 아파트의 면모를 수도권시장에 과시하기도 했다.
경남기업의 경우, 이젠 전국 규모의 대형건설사로서 손색이 없는 충남지역 건설업체로서 전국 전역에서 아파트와 주상복합아파트를 통해 친환경 아파트의 모델을 구현하고 있다.
우석건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에는 세종시에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이 합해진 복합주거공간을 제공하면서 전국 수익형부동산 시장에 발을 내딛으며 인기몰이를 하기도 했다. 호수 전망을 보여주는 등 수요자이 선호할 만한 주거공간을 공급해 수요자 맞춤형 분양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역건설업체의 이같은 선전에 충청지역에서는 마냥 대형건설업체의 브랜드 파워로 향한 시장의 쏠림현상은 줄어들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지역의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역건설업체들 역시 품질면에서 대형 브랜드 업체와 비교해 손색이 없다”며 “최근에는 대형건설업체의 아파트에 하자보수 사례가 늘면서 아파트를 바라보는 수요자들의 시각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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