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을 사흘 앞둔 7일 오전 대전 동구 역전시장에서 제수용품을 사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상인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고, 전통시장이 활기를 되찾았다.
김상구 기자 |
눈이 내리는 궂은 날씨에다가 평일이어서 장보기에는 다소 이른 시간이지만 손님들이 꽤 있었다.
평소에는 한산했지만 설 명절을 앞두고 제수용품을 준비하려는 손님들이 찾은 것이다. 여느 때 같으면 상인들은 장사를 준비할 시간이지만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오랜만에 신바람이 난 상인들은 목소리를 더욱 크게 내며 손님들을 끌어 모았고, 곳곳에서 가격 흥정이 이뤄졌다.
채소가게를 하는 상인 김모(47)씨는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가 대형마트에 고객들이 몰려 어려움을 겪었지만 설 때문에 살 맛이 난다”며 “어른들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명절만 같아라'고 하신 말씀이 새삼 기억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보기에 나선 주부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은 모습이었다. 폭설과 한파가 계속되면서 신선식품 가격이 치솟은데다가 설을 앞두고 가격이 더 올랐기 때문이다.
주부 윤모(56)씨는 “물가가 너무 올라 최소한의 음식을 장만할 생각이지만 계획된 비용보다 더 필요할 것 같다”며 “상인들도 어렵겠지만 서민들도 경기불황을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화점에도 이른 시간부터 막바지 설 선물을 준비하려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교통혼잡이 빨리 나타났다.
평소 같으면 10시 30분 개장 이후 서서히 고객이 유입되지만 이날 만큼은 개장시간 이전부터 차량이 몰리면서 주차요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A백화점 주차요원 박모(22)씨는 “아무래도 설 때문에 고객들이 평소보다 빠르게 몰린 것 같다”며 “주차관리에 몸은 힘들지만 설 명절인 만큼 고객들이 기분 좋게 쇼핑하는 것 같아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0일 의무휴업 재개를 앞둔 대형마트에도 평소보다 많은 고객이 쏟아졌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설 명절 특수가 예년보다 덜하지만 평소보다 많은 고객이 몰리면서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매장 안에는 선물세트를 홍보하는 판매사원들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퍼졌고, 고객들은 한푼이라도 저렴한 상품 구입을 위해 꼼꼼하게 비교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같은 상품이라도 판매점별로 가격대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설 매출이 예년에 비해 떨어진 것은 대형마트 뿐 아니라 경기 하락에 따른 전반적인 현상인 것 같다”며 “설 이후에는 경기가 되살아나고 서민들도 신바람나서 생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고 전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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