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연정 교수 |
#친안(親安)그룹이다?
정 교수는 안 후보와는 직접적 인연은 없었고 새정치와 가치를 추구하는 안 후보 노선이 마음에 와닿아 캠프에 합류하게 됐다고 한다. 참여정부 인수위원으로 참여했던 게 안 후보 캠프에 참여하게 된 모티브가 됐다. 당시부터 친노 성향으로 분류되면서 각종 정치 현안 토론 및 입장을 밝혀오며 활발한 '미디어 참여'활동을 펼쳐왔다.
참여정부 인사라는 꼬리표 때문에 이명박 정부 들어선 중앙 정치권에서 움직일 공간은 없었다. 그러던 차에 안 후보 쪽에서 정치쇄신 포럼에 참가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서 '친안(親安)그룹'이 됐다. 정 교수의 주가는 18대 대선때 보다 최근 더 올라가고 있다. 매주 3개의 종합편성채널에 고정 출연하며 현 정부와 출범을 앞둔 새 정부의 정책 이슈를 가감 없이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시사 전문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안 후보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하고 '안철수 신당론'을 공식화하는 발언을 통해 뉴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행보를 두고, 세간에선 정치 참여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 정치에 참여할 의사를 묻는 질문에 교수라는 직업이 더 좋다며 선을 그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천직이라고 했다.
#공부에 빠져 혼자 산다
정 교수는 87학번이다. 1987년 6ㆍ29 선언을 이끌어냈던 세대다.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와 서강대 대학원(석사)을 거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일리노이주립대 정치학 및 공공정책학 박사학위를 땄다.
귀국 후 한국정보사회진흥원(한국전산원) 정책연구부 선임연구원으로 일해왔다. 이 시기에 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 정치개혁실 위원 활동을 했다. 온라인 정부와 전자 정부가 화두였던 시절이다.
인수위원을 끝낸 뒤 정 교수는 여러 곳의 대학에 교수 공모 원서를 냈다. 서울권 대학에선 모두 다 낙방하고, 우연치 않게 낸 배재대가 정 교수를 불러줬다. 너무 기뻤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여교수를 채용해주는 대학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 교수의 학내 평가는 열정적이면서도 인간미가 넘친다는 것이다. 수업 방식도 주입식을 지양하고 스토리텔링식 진행을 통해 학생 참여를 독려한다.
평가 방법도 남다르다. 교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정부가 시행한 '다면 평가' 형태를 택하고 있다. 여러 팀을 나누어 서로 팀끼리 상호 평가를 하는 방식이다. 정 교수도 가중치를 달리해 점수를 매긴다.
요즘, 정 교수는 18대 대선의 투표 심리를 분석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이념과 세대, 그리고 다른 무슨 요인이 대선 표심에 영향을 끼쳤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정 교수는 일부 교수들의 폴리페서 행태에 대해선 아주 부정적였다. 자신을 그렇게 몰아 붙이는 일부 언론들에도 강하게 어필했다고 한다.
전문가 집단의 자문 범위를 넘어서 현실 정치 참여는 생각해 볼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학생들의 수업과 학교 일정을 무시하는 게 바로 폴리페서라고 규정했다. 폴리페서에 대해선 학교에서 지도 감독만 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만큼 학교 측이 적절한 제지를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수업을 한 차례도 빼 먹지 않고, 대선 기간동안에도 저녁 시간만을 이용해 안 후보 캠프 활동을 도왔다고 전했다. 그는 공부를 하다 보니 아직 짝을 찾지 못하고 있다. 둔산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혼자 산다. 결혼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정 교수는 “이 나이에…”하며 말끝을 흐렸다.
정 교수는 인터뷰 말미에 배재대의 좋은 점을 많이 홍보해달라고 부탁했다. 대학간 경쟁이 치열하고 입학생수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대학 이미지를 좋게 대외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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