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방청사 노후화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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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소방청사 노후화 심각하다

  • 승인 2013-02-05 18:29
  • 신문게재 2013-02-06 21면
대전시내 곳곳에 위치한 소방청사들의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재난현장에서 국민의 안전지킴이 역할을 수행하며 화마(火魔)와 싸우는 그들이지만 소방청사의 노후화로 휴식조차 편하게 취하지 못하는 실정인 것이다.

대전시내 5개 소방서 가운데 중부소방서는 1970년대 건립됐으며 남부소방서를 제외한 나머지 3곳의 소방서도 1980년대 또는 1990년대 건립돼 이미 오래 전부터 심각한 노후화가 나타났다. 소방서와 안전센터 등 시내 30여 곳 가운데 20년을 초과한 곳이 17곳으로 약 57%가 낡은 소방청사라는 것이다.

소방청사의 노후화로 소방관들의 대기공간도 협소함은 물론 근무여건이 열악한 실정이다. 소방청사는 일반 기관의 건물과 달리 소방관들이 현장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 휴식 등을 취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공간이다. 때문에 그 어떤 업무공간보다도 내부 구조 및 환경에 있어서 더 안정감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건립된 일부 소방서의 경우 다양한 공간을 갖추고 소방관들이 업무와 휴식을 효율적으로 취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지난 2011년 준공된 서울 은평소방서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치유실(PTSD)까지 갖추고 정기적으로 정신과 전문의가 소방공무원들의 외상후 스트레스를 관리해오고 있다. 소방청사가 단순히 사무적인 기능만 하는 곳이 아니며 소방관들의 휴식 및 건강관리까지 책임지는 곳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관내 취약계층들을 상대로 식사 대접은 물론 무료 건강진료의 장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명실공히 지역의 봉사공간으로도 활용됨은 물론 소방공무원들에게는 업무 이외에 휴식 및 정신적 치유의 공간으로까지 기능이 확대된 것이다. 소방청사 노후화는 이런 추세에도 역행하고 있다.

대전시 소방인력 1100여명 가운데 80% 이상인 900여명이 현장활동요원으로 화재진압을 비롯해 조사, 구조, 구급, 상황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이들 소방관의 상당수는 화재 진압 과정에서 직ㆍ간접적으로 화마의 공포를 경험했을 뿐 아니라 개인적 차이는 있으나 상당수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경험했을 것이다. 이들이 경험했거나 현재도 겪고 있는 직업병 치유의 첫걸음도 바로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이다. 대전시는 이에 대한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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