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 관계자는 “환율이 50원 떨어질 때마다 수출액이 6.7%씩 떨어진다”며 “원가는 다소 줄지만 수출액 감소가 워낙 크다보니 영업이익도 7% 가까이 감소하는 실정”이라고 푸념했다.
#2. 제약회사인 B사 역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환율하락으로 수출액이 예년에 비해 15% 가량 줄어든데다 원부자재 가격까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B사는 “이중고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수출단가 인상이 절박하다”며 “하지만 단가를 올리면 매출액 감소가 불 보듯 뻔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울상을 지었다.
최근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출 중소기업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원화강세와 엔화약세가 맞물리면서 일본 기업에 가격경쟁력을 내준 가전과 자동차기업 전부가 타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지역을 포함한 국내 수출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환율하락에 따른 피해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92.7%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피해를 봤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같은 조사때 '피해가 있다'(53.1%)는 응답보다 무려 40%p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1월 1100원 선이 무너진 원달러 환율은 새해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올해 1월 평균 환율이 1066원으로 내려앉은 실정이다.
업종별로는 일본기업에 가격경쟁력에서 밀린 가전과 자동차·부품업종의 피해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이번 조사에 응한 가전과 자동차기업 모두가 환율하락으로 피해를 경험했다고 했다.
이밖에도 고무·플라스틱(96.6%), 정보통신기기(96.2%), 조선·플랜트(92.6%) 등도 10곳 중 9곳 이상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환율 하락에 따른 주요 피해유형은 '기 수출계약 물량에 대한 환차손 발생'(67.6%)이란 답변이 가장 많았다. 또 원화 환산 수출액 감소로 인한 채산성 악화 및 운전자금 부족(27.7%) 등의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산에 있는 타일 제조업체 관계자는 “수출기간이 통상 1~2개월 걸리기 때문에 대금결제 때 환차손이 크게 발생한다”면서 “원자재가 변동은 바이어에게 차액을 반영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지만, 환율변동은 반영이 불가능하다. 솔직히 눈뜨고 가만히 앉아서 당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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