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 삼성동에 소재한 중부소방서 이야기다. 청사 노후화는 직원들의 근무여건과도 직결된다. 4층의 건물에는 120여명의 소방관이 생활한다. 그나마 3층까지만 콘크리트 건물이다. 너무 좁아 4층은 2003년에 신축한 조립식 가건물로 식당과 휴식공간으로 사용 중이다.
소방관들이 출동하기 전에 대기하는 공간도 협소하다.
대기실 공간이 옛 16~17평 남짓이다. 여기서 평균 17명의 소방관이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개인당 사물함 면적까지 3.3㎡(옛 1평)가 안 되는 공간에서 대기해야 한다.
장비도 마찬가지다.
대형소방차 등은 주차공간이 없어 민원인 주차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것도 그나마 다행이다. 주차할 곳이 없어 인근의 119안전센터에 주차하는 차량도 부지기수다. 소방차들은 긴급출동 시에도 협소한 골목길을 지나야 하고, 동남부지역개발 팽창 등으로 출동시간도 너무 많이 걸린다.
중부소방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전에 있는 일선 소방청사의 노후도 심각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대전에는 남부, 동부, 북부, 서부, 중부소방서 등 5곳이 있다. 남부소방서를 제외하고는 동부 1991년, 북부 1993년, 서부 1985년, 중부 1977년 등 대부분 20년을 넘어섰다.
119안전센터까지 더하면 사정은 더하다. 대전에 있는 30곳 소방서와 안전센터 중 20년을 넘은 곳이 17곳으로, 60%에 육박할 정도로 노후가 심각하다.
소방청사는 타 기관과 다르게 훈련, 대기, 휴식, 식사 등 소방관들이 24시간 생활하는 곳이지만, 개선작업을 위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효과가 미미한 실정이다.
문제는 낙후된 청사 등 이유로 현장 출동성이 강한 소방업무의 효율성도 낮다는 것이다. 서부서도 중부서와 마찬가지로 출동로가 협소해 초동대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부서도 신탄진지역 3, 4공단의 출동시간이 많이 걸린다. 북부서 역시 도안 신도시 개발 등 소방수요 급증이 예상되고, 취약대상이 많은 구암동과 봉명동과는 거리도 먼 상태다.
특히, 갈수록 팽창해지는 도시화와 개발화에 따라, 소방청사 신축 등 현대화 사업을 진지하게 검토할 단계에 이르렀다는 게 일선 현장의 목소리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대덕특구 내 소방서 신축, 도안 신도시 등 도시가 팽창하며 안전센터 위치, 인력재배분 등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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