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공동 경찰기구 '유로폴'은 4일(한국 시각) 네덜란드 헤이그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 축구 경기를 대상으로 승부조작을 저지른 광범위한 범죄 조직을 적발했다”면서 “연루된 사람이 유럽에서만 선수와 심판, 축구 관계자 등 425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무려 380경기에서 승부 조작이 이뤄졌는데 월드컵과 유로 예선은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럽 국내 리그 빅매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전 세계로 확대하면 30개국, 근 700경기에서 승부 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로버트 웨인라이트 유로폴 국장은 “이외에도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에서 열린 300경기도 승부 조작이 의심되는 경기”라면서 “이는 축구 사상 최악의 승부 조작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1년 반 전부터 이뤄진 수사 결과 범죄 조직의 근거지는 싱가포르인 것으로 파악됐다. 승부 조작은 핀란드와 독일, 헝가리를 비롯해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 각국으로 퍼졌고, 최근 3~4년 사이에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도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승부 조작 베팅액은 1600만 유로(약 240억 원)에 이르며 불법 이득은 800만 유로(약 120억 원), 선수와 심판 매수에 사용된 뇌물이 200만 유로(약 30억 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까지 50여 명이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사태에 직면한 UEFA는 대변인을 통해 “유럽 국가 및 클럽 경기 승부 조작과 관련해 유로폴과 긴밀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로 확대된 승부 조작 사태의 파장이 얼마나 커질지 지켜볼 일이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